최근 숏폼 동영상 플랫폼을 중심으로 '탄수화물 얼굴'이라는 신조어가 급부상했다. 밥, 빵, 면 등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얼굴이 붓고 턱선이 흐려지며 피부가 처지고 칙칙해져 외모가 망가진다는 주장이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텐센트는 이런 '탄수화물 얼굴'의 진실을 추적했다.
올해 23세인 장야오야오 씨는 관련 영상을 접할 때마다 화면을 넘긴다. 중학교 시절 연예인들의 '무탄수화물 식단'을 모방했다가 생리가 2년간 끊기고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 진단을 받는 등 처절한 대가를 치렀기 때문이다. 살은 빠졌지만 얼굴빛은 흙빛으로 변했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정상적인 식단을 회복한 뒤에야 외모 불안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식품안전 전문가인 유소위 박사는 "의학계에 탄수화물 얼굴이라는 용어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마케팅이 만들어낸 '가짜 개념'"이라고 단언했다. 탄수화물은 단백질, 지방과 함께 인체 에너지를 공급하는 3대 필수 영양소다.
유 박사는 "탄수화물 섭취와 얼굴 모양 변화는 인과관계가 없다"며, 얼굴 윤곽은 유전과 골격이 결정하며, 주식을 끊어 턱선이 날카로워졌다면 이는 전체 열량 감소로 인해 살이 빠진 효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피부 건강을 해치는 주범은 과도한 소금, 설탕, 지방 섭취다. 고당분·고염분 음식은 인슐린 분비를 급증시키고 세포 수분 평형을 깨뜨려 얼굴을 붓게 하고 염증을 유발한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가난한 사람은 탄수화물 얼굴, 부자는 단백질 얼굴"이라는 식의 계급론까지 들고나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 없는 자극적인 말장난이라 일축한다. 마향화 교수는 "인간의 신체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특정 영양소의 배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포 마케팅에 휘둘리기보다 '착한 탄수화물'인 복합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한 현미, 오트밀, 통곡물, 제철 과일은 혈당을 천천히 올리지만, 정제 과정을 거친 백미나 밀가루 등 '나쁜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올려 대사 질환과 변비의 원인이 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실제로 호주 시드니 대학교 연구팀의 임상시험 결과, 통곡물 중심의 고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한 고령층의 생체 나이가 실제보다 약 3.5세 젊게 나타났다. 무탄수화물 다이어트 광풍의 기저에는 마른 몸을 강요하는 '용모 잔혹사'가 있다. 저탄고지 식단인 '키토제닉' 역시 본래 소아 간질 환자를 위한 의료용 요법으로, 의사 처방 없이 장기 지속하면 뇌 에너지 공급이 차단되고 간·신장·심혈관계에 치명적인 과부하를 준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이 탄수화물을 끊으면 호르몬 체계가 무너져 거식증이나 폭식증 등 섭취 장애를 겪을 위험이 크다. 탄수화물을 강제로 끊으면 기초 대사량이 낮아져 결국 요요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일상에서 탄수화물을 건강하게 섭취하는 첫 번째 방법은 '원 피스트' 법칙이다. 매 끼니 조리된 주식의 양을 자신의 주먹 하나 크기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
두 번째는 '거꾸로 식사법'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먼저 먹고 고기류를 섭취한 뒤 맨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를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다이어트법을 접할 때 '의학적 기본 원리에 부합하는가', '특정 환자용 치료식이 아닌가', '평생 지속할 수 있는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라고 조언한다. 이 중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그것은 건강 비법이 아니라 몸을 망치는 독약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