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전운련)이 운송비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집단휴업에 돌입했다.
지난 8일 전운련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여의도광장 공원 앞에서 '2026년 단체협상 촉구, 임단협 쟁취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집단운송 중단에 돌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노조 소속 레미콘 운전자는 1만 1000명 수준인데, 이 중 전운련 소속 8000명가량이 전원 휴업에 들어가면서 건설현장 콘크리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건설업계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등 대형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비 상승 부담을 안고 있는 건설업계의 피해 확대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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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유진그룹 등 레미콘 제조사들은 전운련에 속하지 않은 레미콘 운송 사업자들을 용차로 고용해 대응에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소속 레미콘 운송 사업자들은 이번 운행 중단에 참여하지 않았다. 건설노조 측 레미콘은 500대가량에 그친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건설현장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막대한 양의 레미콘이 투입되는 대형 건설현장으로, 운송 중단이 길어지면 타설 공정에 직접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평택공장 건설현장이 있는 경기 남부권은 지난 4월 기준 한 달간 18만루베의 레미콘을 소비했다.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건설현장이 있는 경기 동부권은 같은 기간 32만루베의 레미콘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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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은 제조 공장에서 시멘트와 골재, 물 등을 배합 플랜트에서 혼합한 뒤 믹서트럭으로 건설현장에 운반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굳기 시작하는 특성상 일반적으로 배합 후 90분 이내에 건설현장에서 타설이 이뤄져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전운련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레미콘 운송 단가 결정을 위한 단체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레미콘 제조사 측이 수도권 12개 권역별로 별도 협상을 내세우면서 교섭력이 약한 권역은 다소 불리하다고 주장한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개인사업자 신분인 레미콘 운송 종사자는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받았고, 3월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전국 단위 노조 설립 필증을 교부받았다. 제조사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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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지 않아 전운련 측의 운송비 인상 요구 폭은 공개되지 않았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대전권에서 올해 운송료 5.9% 인상이 타결된 만큼 이 정도 수준을 요구해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업계에서는 건설현장 내 레미콘 생산설비인 배치플랜트 설치 규제 완화 요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배치플랜트는 현장에서 레미콘을 직접 생산하는 설비다. 현행 제도에서는 설치 요건이 까다로워 레미콘 공급 중단 같은 긴급 상황에서도 현장 자체 생산이 쉽지 않다.
대한건설협회는 8일 정부에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면서 장기화에 대비한 공급 안정화 방안으로 수도권 배치플랜트 설치 요건 완화를 건의했다. 국토부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나, 운송 단가가 이번 사안의 핵심인 만큼, 정부의 직접 개입은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