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다대포 두송반도에서 발견된 공룡알 화석이 약 1억 년 전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대형 오비랩터류 공룡의 알로 최종 확인됐다. 부산 지역에서 대형 공룡의 서식을 입증하는 첫 번째 공식 연구 성과로, 지역 고생물학 연구와 지질학적 가치는 물론 관광 자원으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8일 부산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은 연구원 소속 최승 박사와 국립부경대 백인성 환경지질과학과 명예교수가 다대포 두송반도 백악기 퇴적층에서 발견된 공룡알 화석 1점에 대해 정밀 구조 분석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연구를 통해 해당 공룡알의 종류와 계통을 성공적으로 규명했다. 분석 결과 이 화석은 키 5~6m에 이르는 대형 오비랩터의 알로 판명됐다.
부산 사하구 다대포 두송반도 거대 오비랩터류 공룡·공룡알의 상상 복원도 /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오비랩터는 약 1억 년 전 백악기 후기에 생존했던 공룡으로 알려져 있다. 이족보행을 하며 부리 형태의 턱과 깃털을 보유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 연구진이 분석한 공룡알은 중국 허난성·저장성, 몽골, 미국 유타주·아이다호주에서 발견된 오비랩터 화석 알과 동일한 특성을 보였다.
부산에서 대형 공룡의 서식을 증명하는 화석알 연구 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국내에서는 전남 신안군 압해도와 경남 고성군에서만 발견·보고된 바 있었다. 백악기 시대 부산 지역에 대형 공룡이 살았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최승 박사는 "부산에 공룡알 화석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까지 정확한 종류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다대포 퇴적층은 대형 공룡이 실제 서식했던 환경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며 아시아권 최동단에서 확인된 사례라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1957년 설립된 영국 고생물학회 발간 국제학술지 '페이퍼스 인 페일리언톨로지(Papers in Palaeontology)'에 지난달 20일 게재됐다. 해당 학술지는 전통 고생물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다대포 두송반도 퇴적층 암석 속에 보존된 공룡알 화석 파편 모습 /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최 박사는 다대포 일대 퇴적층을 연구해온 국립부경대 백인성 환경지질과학과 명예교수로부터 2021년 시료를 확보한 후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고생물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부산에서도 세계 수준의 공룡알 화석 연구가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몰운대, 송도반도, 두도 등 서부산권에 분포한 백악기 퇴적층에 대한 추가 화석 발굴과 국가·지자체 차원의 조사·연구·보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대 임현수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발견은 약 1억 년 전 부산 지역에 다양한 공룡이 서식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다대포에서 발견된 공룡알 화석은 아직 국가유산 체계 내에서 관리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중요 학술자원으로 보존하면서도 전문가의 조사와 평가가 이뤄지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