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가 20년 넘게 이어온 몽골 조림 사업의 성과를 처음으로 생태학적 지표로 정량화했다.
그동안 기업의 산림 복원 사업은 심은 나무 수나 조림 면적을 중심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위성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석을 활용해 실제 생태계 기능이 얼마나 회복됐는지를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8일 유한킴벌리는 2003년부터 몽골 정부, 사단법인 평화의숲, 지역 시민들과 함께 진행해 온 '몽골 유한킴벌리숲' 복원 사업의 생태학적 성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몽골 유한킴벌리숲 풍경 /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숲이 조성된 토진나르스 지역은 대규모 산불 이후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던 곳으로, 유한킴벌리는 이곳에 10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고 가꿔왔다.
현재까지 복원된 숲의 면적은 약 3250ha에 이른다. 이는 서울 송파구 면적에 해당하고, 여의도 면적의 약 11배 수준이다.
단순한 일회성 식재가 아니라 20년 이상 장기적으로 조성·관리된 숲이라는 점에서 국내 기업 사회공헌 사업 가운데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이번 분석의 핵심은 '나무를 얼마나 심었는가'가 아니라 '그 숲이 실제로 생태계 기능을 회복했는가'에 맞춰졌다.
유한킴벌리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메타어스랩과 협업해 2003년부터 2024년까지 21년간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몽골 유한킴벌리숲의 총일차생산성(GPP) 변화를 추적했다.
몽골 유한킴벌리숲 전경_생태타워 인근 / 유한킴벌리
총일차생산성은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유기물의 총량을 뜻한다. 쉽게 말해 숲이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얼마나 활발하게 생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탄소 흡수 능력과 생태계 회복력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분석 결과 몽골 유한킴벌리숲의 GPP는 2003년 0.33kgC/㎡/yr에서 2024년 0.70kgC/㎡/yr로 증가했다. 약 2.1배 높아진 셈이다.
같은 기간 자연적으로 회복된 비교 지역보다 조림지의 GPP 증가 속도가 약 1.6배 빨랐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림 사업이 단순히 경관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훼손된 지역의 생태 기능 회복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몽골처럼 강수량이 적고 기후 조건이 척박한 지역에서 산불 피해 이후 사막화가 진행되던 땅의 광합성 생산성이 장기간 상승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몽골 유한킴벌리숲 조성 전후와 숲의 숲의 총일차생산성 상승 추이 / 유한킴벌리
이번 분석은 기업 산림 복원 사업의 평가 방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몇 그루를 심었는가"가 성과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그 숲이 실제로 살아남아 어떤 생태적 기능을 회복했는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AI 기반 위성 분석은 이 같은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주목된다.
사람이 직접 장기간 관찰하기 어려운 광범위한 조림지를 일정한 기준으로 추적할 수 있고, 산불·가뭄·기후변화 등 외부 요인이 숲에 미치는 영향도 비교적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와 메타어스랩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AI 실감형 콘텐츠와 정보성 플랫폼 등 후속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숲 복원의 성과를 공익 콘텐츠로 확산하고, 산림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유한킴벌리가 1984년부터 이어온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국내외에서 58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사업으로 확장돼 왔다.
몽골 유한킴벌리숲은 그중에서도 사막화 방지와 해외 산림 복원을 결합한 대표 사례다.
이번 결과는 기업 사회공헌이 단순한 이미지 제고 활동을 넘어, 과학적 데이터로 성과를 검증받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복원 성과를 장기적으로 추적하고, 생태계 전반의 변화까지 검증해 조림 사업의 실효성을 더 넓게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