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8일(월)

李대통령 지시에도 HJ중공업 나비오스 2척 RG 미확정...선주와 연장 협의

4척 중 2척만 BNK·무보 구조로 정리

나머지 2척은 산은·수은·무보 분담 논의

구조조정채권 남아 추가 보증 기준도 변수


HJ중공업이 그리스 나비오스 마리타임 파트너스에서 따낸 컨테이너선 4척 가운데 2척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당초 RG 확보 시한은 8일이다. 이재명 대통령 지시 이후 정책금융기관 논의는 속도를 냈지만, 남은 2척은 선주 측 기한연장 동의와 기관별 부담 배분이 남아 있다.


8일 조선·금융권에 따르면 HJ중공업은 지난해 9월 나비오스로부터 수주한 8850TEU급 메탄올레디 컨테이너선 4척 중 2척에 대해서는 RG 발급 구조를 잡았다. 한국무역보험공사 보증을 바탕으로 BNK부산은행이 약 2600억원 규모의 RG를 발급하는 방식이다.


origin_취임1주년기자회견답변하는이재명대통령.jpg이재명 대통령 / 뉴스1


해당 2척의 인도 예정 시점은 2027년 8월 말과 10월 말이다. 전체 계약 규모는 약 6400억원이다. 4척 중 절반은 금융 조건을 맞췄지만, 나머지 2척은 아직 선주와 금융기관 양쪽의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제때 인도하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이 선주에게 선수금을 돌려주는 보증이다. 선박 건조계약에서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쓰인다.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해도 RG가 발급되지 않으면 계약 이행 일정이 밀리거나 선주와 조건을 다시 협의해야 한다.


남은 2척은 2027년 12월 말과 2028년 2월 말 인도 예정 물량이다. HJ중공업은 이 물량에 대해 한국수출입은행의 1회성 RG 발급이 필요한 상태였다. 수출입은행은 HJ중공업에 구조조정채권이 남아 있다는 점을 들어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 중심의 종합 검토가 먼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달 29일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는 중형 조선사 RG 지원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회의에서 HJ중공업이 직접 특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당장 RG 시한이 걸린 중형 조선사 물량은 HJ중공업의 나비오스 수주분과 맞물려 있다.


유상철 HJ중공업 조선부문 대표이사 / 사진제공=HJ중공업 유상철 HJ중공업 조선부문 대표이사 / 사진제공=HJ중공업


앞서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지난달 13일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RG 한도 문제를 직접 꺼냈다. 유 대표는 산업은행이 2021년 부여한 3억1500만달러 RG 한도만으로는 선가가 오른 현재 수주 환경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수주 활동을 위해서는 12~15척분 RG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은 당시 위험을 정부 재정으로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산은과 수은, 무보 등 정책금융기관이 HJ중공업의 남은 나비오스 물량을 나눠 지원하는 방안이 테이블에 올랐다. 다만 어느 기관이 어떤 선박을 맡을지, 기관별 부담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HJ중공업 조선 부문은 지난해 매출 9504억원, 영업이익 595억원을 냈다. 전년 영업이익 358억원보다 늘었다.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RG 한도는 수주 실행 단계에서 다시 걸림돌로 남았다.


RG 부족은 중형 조선사 전반으로 번져 있다. 최근 5년간 국책기관의 RG 발급 규모는 57조7620억원이었다. 이 중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대형 3사에 배정된 금액은 51조7203억원이다. HJ중공업, 케이조선, 대한조선 등 중형 3사 몫은 6조417억원이었다.


수출입은행의 중형 조선사 RG 지원 규모는 같은 기간 2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0.7% 수준이다. 무역보험공사는 중소 조선 RG 특례보증 비율을 2023년 70%에서 지난해 95%로 높였고, 올해 지원 계획도 7400억원 규모로 잡았다.


기존 이미지HJ중공업 사옥 / 사진제공=HJ중공업


그럼에도 HJ중공업은 나비오스 4척 중 2척의 보증 발급 일정을 선주와 다시 협의하고 있다. 남은 2척의 RG 발급 기관과 정책금융기관별 부담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선주 측이 기한연장을 최종 수용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