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이후 고등학교 1학년 학업 중단자가 사상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서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내신 등급제가 기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변경되면서 학생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7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고교 학업 중단 현황 분석에 따르면, 학교알리미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전국 일반고 1703곳의 학업 중단 통계를 토대로 한 결과 2025년 전체 고교 학업 중단자는 1만8661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0.9%(163명) 증가한 수치다.
고교 학업 중단자 수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9504명에 불과했던 학업 중단자는 2021년 1만2798명으로 급증한 후 2023년 1만7240명, 2024년 1만8498명을 거쳐 작년 1만8661명까지 늘어났다. 주요 대학들이 정시 수능 전형 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내신에서 밀려난 학생들이 자퇴와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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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할 점은 고등학교 1학년 학업 중단자의 급격한 증가다. 작년 고1 학업 중단자는 1만450명으로 처음 1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2024년 9847명보다 6.1%(603명) 늘어난 것으로, 5년 전인 2021년 5015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고교 학업 중단자 중 고1이 차지하는 비율도 56%로 전년 대비 2.8%포인트 상승했다.
고1 학생들의 자퇴 급증은 내신 경쟁 심화와 직결된다. 고교학점제 시행과 함께 도입된 5등급제로 인해 1등급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상위 10%에 해당하는 학생만이 1등급을 받을 수 있고, 2등급으로 밀려나면 서울 소재 대학 진학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내신 등급제 변화의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기존 9등급제에서는 2등급까지의 누적 비율이 11%에 그쳤지만, 5등급제에서는 2등급의 누적 비율이 34%에 달한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9등급제 시절 대입 수시 기준으로 3등급(7만5547명)이면 서울 소재 대학 합격권으로 분류됐지만, 5등급제에서는 1.8등급(7만2815명)은 되어야 합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1등급에서 밀려난 학생들이 자퇴 후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대입 수능 지원자 중 고졸 검정고시 출신은 2020년 1만2439명에서 올해 2만2355명으로 6년간 1.8배 늘었다. 검정고시를 통해 4년제 대학에 합격한 학생도 2020년 5913명에서 2025년 9828명으로 5년 새 1.7배 증가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접수하는 검정고시생이 3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학이 정시 선발을 확대하자 수능 준비를 위해 검정고시생들이 늘었다는 것이 입시계의 분석이다. 사진은 24일 서울 시내 한 검정고시 학원의 모습. / 뉴스1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체 일반고에서 학업 중단자가 늘고 있으며 특히 작년 고1들이 이런 흐름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고1부터는 5등급제가 적용돼 9등급보다는 경쟁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학생들은 1등급에서 밀려나 2등급(상위 34%)을 받을 경우 주요 대학 진학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