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3일(수)

'여초 기업' 47개 여성 임원 비율 0.2%... 전체 평균 보다 낮았다

국내 대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이 소폭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질적인 내부 승진을 통한 유리천장 깨기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026년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94개 사의 여성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 1만 5370명 중 여성은 1268명으로 8.2%를 기록했다. 2024년 7.3%, 2025년 8.1%에 이어 수치상으로는 매년 늘고 있는 모양새다.


'여성 임원 확대'라는 외형적 성장 뒤에는 사외이사만 늘리는 꼼수가 자리 잡고 있다.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의 이사회 특정 성별 독식을 금지한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등기임원 내 여성은 늘었지만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하는 사내이사는 줄었다.


0008978800_001_20260602060042762.jpg리더스인덱스


여성 등기임원은 2024년 295명(11.3%)에서 2025년 344명(12.8%), 2026년 377명(13.6%)으로 증가했으나 여성 사내이사는 같은 기간 53명에서 51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여성 사외이사는 242명에서 326명으로 84명 늘어 여성 등기임원 중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86.5%까지 치솟았다.


여성 인력을 많이 뽑는 기업일수록 여성 임원 승진 문턱이 더 높아지는 역설적인 현상도 확인됐다.


대기업 여성 직원이 임원이 될 확률은 평균 0.3%로 여성 직원 1000명당 3명에 불과한 반면 남성 직원의 임원 진출 확률은 1.4%로 1000명당 14명에 달했다. 특히 고용인원 500명 이상인 조사 대상 기업 중 여성 직원 비중이 50%를 넘는 '여초 기업' 47개 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0.2%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반대로 여성 비중이 50% 미만인 243개 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0.4%로 여초 기업의 두 배 수준이었다.


성별 승진 격차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무대는 금융권이다. 남녀 직원 대비 임원 비율 격차가 큰 상위 10개 사 중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증권, DB증권, IBK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우리금융캐피탈 등 금융권 기업이 6곳을 휩쓸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남성 직원의 임원 진출 비율이 24.9%에 달한 반면 여성 직원은 3.1%에 그쳐 21.8%포인트의 압도적인 격차를 보였다. 키움증권도 남성 10.0%, 여성 0.9%로 9.1%포인트 차이가 났으며 솔루엠, DB증권, IBK투자증권, 효성, 화승코퍼레이션, 우리금융캐피탈, 미래에셋증권, 포스코홀딩스 등도 여성의 임원 진출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여초회사_한국_202606021645.jpe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대기업들이 일반 직원은 줄이면서 임원 자리만 늘리는 추세 속에서 금융권의 '항아리형' 인력 구조는 더욱 심화됐다.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331개 사의 5년간 인력 변동을 보면 직원은 2.8% 증가하는 동안 임원은 9.3% 늘어 임원 증가율이 직원의 4배를 웃돌았다. 이러한 격차가 가장 심각한 곳은 은행권으로 조사 대상 12개 은행의 직원은 구조조정 등으로 9만 2889명에서 8만 3907명으로 9.7% 감소했으나 임원은 293명에서 327명으로 11.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