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2일(화)

삼성전자 DS 53.7조 호황 뒤...갤럭시에는 메모리 '2조 원가' 부담

DX 원재료에 '모바일용 메모리' 첫 별도 기재...외부 매입액 1조9930억원


삼성전자 DX부문 원재료 매입 항목에 올해 1분기 '모바일용 메모리'가 별도 품목으로 잡혔다. 매입액은 1조9930억원, DX부문 원재료 매입액의 9.4%였다. 


같은 기간 DS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용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앞세워 53조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 안에서 반도체 부문에는 이익으로, 완제품 부문에는 원가 부담으로 반영된 셈이다.


삼성전자 1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은 53조7천억원이었다. DX부문 영업이익은 3조원에 그쳤다. MX·네트워크 사업은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 효과에도 2조8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전사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완제품 사업에는 부품비 부담으로 돌아왔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모바일 수요 둔화와 주요 부품 단가 상승을 함께 거론했다. 조성혁 MX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부품 원가 상승 영향은 프리미엄 판매와 업셀링으로 극복하겠다"면서도 "전년 대비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 뉴스1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 뉴스1


DX 원재료에 처음 잡힌 '모바일용 메모리'


원가 부담의 중심에는 메모리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50% 이상, 낸드플래시 가격은 90% 이상 올랐다. 보급형 스마트폰에서는 메모리 원가 비중이 전체 부품원가의 43%까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서버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가 메모리 가격을 밀어올리면서 모바일 제조사들이 비용 부담을 동시에 받는 구조가 됐다.


삼성전자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더 눈에 띄는 대목은 비교 기준이다. DX부문 원재료 매입액에서 '모바일용 메모리' 비중은 9.4%로 카메라 모듈 8.9%보다 높았다. 이 금액은 내부거래가 제외된 외부 매입 기준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양산용 메모리를 DS부문에서도 수급하는 만큼 분기보고서상 금액만으로 DX부문의 전체 모바일용 메모리 부담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가격을 전작보다 올렸다. 256GB 기준 일반형, 플러스, 울트라 모델 출고가는 각각 전작보다 9만9천원 높아졌다. 512GB 모델 인상폭은 20만9천원이었다. 울트라 16GB·1TB 모델은 전작 동일 기준보다 29만5900원 오른 254만5400원으로 책정됐다. 가격 인상으로 일부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했지만, 스마트폰 교체 주기 장기화와 중저가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판매량과 마진을 동시에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증권가 눈높이도 낮아졌다.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iM증권, 메리츠증권 등 7개 증권사의 2026년 MX·네트워크 영업이익 추정치를 산술평균하면 4조9천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MX·네트워크 영업이익 12조9천억원과 비교하면 60% 넘게 줄어드는 규모다. 복수 증권사는 하반기 수익성 추가 악화 가능성도 제시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의 분기 이익이 가장 낮았던 때는 2016년 3분기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로 리콜 비용이 반영되면서 당시 IM부문 영업이익은 1천억원까지 줄었다. 다음 분기에는 2조5천억원으로 회복됐다. 올해는 리콜 비용이 아니라 메모리 가격, 스마트폰 수요 둔화, 제품 가격 인상, 성과급 재원 문제가 한꺼번에 걸려 있다.


DS 성과급 10.5%, DX는 600만원 자사주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보상 문제도 DX부문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DS부문에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지급 한도는 따로 두지 않고,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한다. DX부문 직원에게는 상생협력 명목으로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된다. 메모리 호황은 DS부문 성과급 재원으로 잡혔고, DX부문에는 원가와 보상 문제가 동시에 남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MX사업부장 사장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가결 직후 임직원 메시지를 냈다. 노 사장은 "최근 임금협상 과정과 결과로 많은 분이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며 "DX부문 경쟁력을 회복하고 다시 성장 흐름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수요의 불확실성, 높아진 원가와 비용 부담,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쉽지 않은 비즈니스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올해 초과이익성과급(OPI)도 남은 변수다. MX사업부는 최근 3년 연속 OPI 상한인 연봉의 50%를 받았다. 올해 영업이익이 증권가 추정처럼 4조원 후반대에 그칠 경우 지급률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MX사업부의 하반기 분기 적자 가능성, OPI 예상 지급률, 메모리 가격 상승분의 제품 가격 반영 범위에 대해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