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1일(월)

지방선거 후보 78% "인구 감소·고령화 심각"... 구체적 재원안은 17%뿐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상당수가 인구 위기의 심각성을 외치면서도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내놓지 못해 공약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상당수 후보는 비용 조달 책임을 중앙정부에 떠넘기는 등 원론적인 대책에 그쳐 선거철 선심성 공약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본지가 인구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과 함께 주요 정당의 6·3 지방선거 후보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다. 광역 단체장 후보 26명, 기초 단체장 후보 108명 등 총 134명이 참여했다.


응답자 78%는 '출마 지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심각하다"고 답했다. 특히 영·호남 지역에서 이런 인식이 두드러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영남권 후보의 95%, 호남권 후보의 93%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이 비율이 57%에 그쳤다.


충청권도 61% 수준이었다. 실제 수도권과 충청권은 지난해 인구가 2021년에 비해 각각 0.2%, 0.5%씩 늘어났고, 영남권은 3.1%, 호남권은 3.3% 줄었다. 이런 차이가 후보자 인식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4년간 출마 지역의 인구가 어떻게 될 것 같느냐'는 세부 질문엔 응답자의 71%가 "현상 유지되거나, 5%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 감소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지역 출마 후보자 94%는 '인구 문제가 심각하다'면서도, "앞으론 현상 유지되거나, 5% 이상 늘어날 것"(62%)이라고 했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은 "후보자들의 인구 위기 인식이 높은 것 같지만, 실제 현실 인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95%는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공약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99%는 "재원 마련 방안이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재원 마련 방안에 금액이나 분담률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경우는 17%에 불과했고, 대부분 '국비나 도비 확보' '예산 조정' 등 원론적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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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영남권의 A후보는 공공 주택, 공공 산후조리원 등을 인구 감소 대책으로 내세웠지만 재원 마련 방안에는 "국비, 시비, 구비 등으로 조달"이라고만 적었다. 응답자의 90%는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가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거나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설문에 응한 후보자의 83%는 "인구 문제 해결 정책을 전체 정책 가운데 1~3번째 우선순위로 추진하겠다"고 답했지만, 실제 공약 우선순위는 이와 달랐다.


연구원이 설문과 별도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6·3 지방선거 후보자 620명의 '5대 공약'을 전수 분석해보니, 인구 감소 대책이 들어가 있는 후보는 39%에 불과했다.


10명 중 6명은 인구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은 것이다. 특히 인구 감소 지역은 5대 공약에 인구 대책이 포함된 비율이 35%로 도시권(45%)보다도 더 낮았다. 문제가 시급한 지역이 실제 대책 마련엔 더 소극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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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지역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이 가장 먼저 추진돼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기업 유치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58%)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중앙정부 지원 확대"(21%), "교육·의료 등 인프라 개선"(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저출산 문제와 함께 거론되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보자들은 청년과 노년층 나이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설문조사에서 6·3 지방선거 출마한 후보들이 생각하는 청년 나이 상한은 평균 만 41세, 노년층 나이 하한은 평균 만 67.8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 일자리와 고령자 계속 고용 가운데 어느 쪽에 더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는 후보들의 답이 청년 쪽으로 쏠렸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가중치를 둔 후보는 72%였고, 고령자 계속 고용에 가중치를 둬야 한다고 한 후보는 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