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영상 플랫폼을 중심으로 경쾌한 리듬에 맞춰 손가락을 움직이는 '손가락 체조'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익숙한 도안과 음악에 맞춰 손가락을 접고 펴는 누리꾼들의 챌린지 영상이 잇따르는 추세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 체조가 '치매 예방 운동'으로 통용되면서 "보기보다 따라 하기 어려운데 내 뇌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손가락의 민첩성과 뇌 건강 사이의 상관관계와 실제 인지 기능 개선 효과에 대해 신경과 전문의들의 분석을 정리했다.
학계에 따르면 단일 손가락 체조가 알츠하이머병 같은 인지장애 질환을 직접 예방한다는 의학적 증거는 없다.
다만 뇌 기능을 깨우는 인지 훈련의 보조 수단으로서의 가치는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신경과학 관점에서 손가락은 대뇌피질의 운동 및 감각 영역에서 신체 다른 부위보다 훨씬 넓은 투사 면적을 차지한다.
섬세하고 조화로운 손가락 움직임이 대뇌피질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신경원 시냅스 연결을 촉진하고 뇌 구역의 활성도를 높여 노화로 인한 뇌 기능 퇴화를 늦추는 원리다. 규칙적인 손가락 운동은 뇌를 위한 저강도 유공 인지 훈련 역할을 하며 주의력과 집행 능력, 기억력을 일정 부분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
손가락 체조를 지속하면 신경계와 뇌 혈액 순환에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우선 신경-혈관 결합 메커니즘을 통해 뇌혈관의 수축과 확장 기능을 조절하고 국소 뇌 혈류량을 늘려 신경원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을 공급한다.
복잡한 손가락 배열 운동은 단순한 근육 움직임을 넘어 대뇌가 지속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순서를 정하며 오류를 수정하도록 요구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 과정에서 전두엽과 두정엽 같은 고위 인지 중枢가 활성화돼 신경 가소성이 강화된다. 손가락 끝 움직임에 집중하는 행위는 정념 명상과 유사한 효과를 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자율신경 균형을 잡아 인지 감퇴의 위험 요인인 만성 스트레스를 완화한다.
수공예 활동이 뇌와 사고를 활성화해 정서 안정에 도움을 준다는 영국 카디프 대학의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중장년층에게 손가락 민첩성 유지는 전반적인 손과 뇌의 협응 능력을 지키는 지표가 된다.
손의 미세한 움직임 변화는 때로 기억력 저하보다 먼저 뇌 건강 이상을 알리는 신호가 된다.
네덜란드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초기 치매 환자들은 손가락 타핑 속도가 떨어지는 미묘한 증상을 보였다.
인간의 손은 100만 개 이상의 신경 섬유가 분포해 최대 75만 개의 정밀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감각의 집약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대뇌 신경원이 소실되거나 피질이 위축되면 손끝 작업이 부자연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고령층이 단추를 채우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거나 젓가락질이 서툴러지고 글씨가 삐뚤어지는 현상은 대뇌가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 있어 신경과 전문의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임상에서는 뇌경색 진단을 위해 손가락으로 코를 찌르는 '지두시음 검사'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신체 협응성과 소뇌 기능을 측정해 뇌졸중 등으로 인한 신경 통로 손상 여부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손가락 체조가 유익하더라도 이는 전체 뇌 건강 관리의 일부에 불과하다. 인지 기능 감퇴를 막으려면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과 청력·시력 저하 같은 기초 위험 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독서나 새로운 외국어 학습, 낱말 맞추기 등 뇌에 지속적인 인지 자극을 주는 활동이 병행돼야 효과적이다.
영국 '역학 및 공동체 건강 저널'은 은퇴 후 사회적 교류 빈도가 높을수록 인지 수행 능력이 우수하다고 분석했다.
바둑이나 체스 같은 사교 활동과 빠른 걷기, 수영 등 유산호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면 뇌 혈류가 개선돼 인지 기능 보호에 기여한다. 손가락 체조는 대중적이고 접근성이 높은 뇌 자극법이지만 전문적인 의료 조치를 대체할 수는 없으며 다각적인 건강 생활 습관과 통합될 때 비로소 노화 예방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