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은 이진규씨가 비급여 치료비 부담을 겪는 환아들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지난 27일 이진규(44)씨는 오후 서울아산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병원은 이씨의 아들 예훈군이 작년 12월까지 치료를 받았던 곳이다.
2018년 5월 29일 태어난 예훈군은 같은 해 8월 소아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서울아산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아왔지만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작년 12월 8일 새벽 숨을 거뒀다.
지난 27일 오후 이진규(오른쪽)씨가 서울아산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한 후 최재원(왼쪽) 서울아산병원 대외협력실장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씨의 장남 이예성군 / 서울아산병원
이씨는 "예훈이 또래 아이들 치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슬픔 속에서 결심한 기부는 고액의 소아 백혈병 치료비 부담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이뤄졌다.
이씨는 "보험이 된다고 해도 소아 백혈병 치료 막바지에는 비급여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며 "한 달에 1000만원 정도 돈이 드는데, 다른 아이들은 그런 걱정 없이 치료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하게 됐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에 미안함을 표했다. 이씨는 "아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하다"며 "예훈이는 바다를 좋아해서 같이 간 적이 있는데, 가슴에 의료용 고무관을 차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껏 물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예훈군은 어린이집 2년을 제외하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다니지도 못해 친구도 없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이씨는 "3년 전부터 예훈이는 거의 매일 병원에서 지냈다"며 "진통제 부작용으로 환각 증상도 종종 보였는데, 지금도 그 모습이 생생해 가슴이 찢어진다"고 했다.
투병 중인 소아 백혈병 환아와 가족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아버지는 3년 전부터 예훈군의 투병기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SNS를 통해 수많은 이들이 응원 댓글과 후원금을 보냈으며 이번 기부금도 이때 받은 후원금에 이씨 개인 돈을 보탠 것이다.
후원자들의 마음을 모아 병원 측에 기부금을 전달한 이씨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