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30일(토)

수학여행 중 사고 나도 '고의·중과실' 없으면 교사 책임 안 묻는다

교사들의 과도한 책임 부담으로 축소됐던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이 내년 상반기부터 제도 개선을 통해 활성화될 전망이다.


28일 교육부는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교사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안전사고 발생 시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 방안의 핵심은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 개정이다. 개정안은 학교장과 교직원, 보조인력이 안전관리 지침을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안전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기존에는 교사가 안전조치 의무를 충분히 이행했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책임을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 후에는 수사기관이 고의·중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입증 책임이 전환된다.


적용 대상은 수학여행과 수련회는 물론 체육활동, 실험실 실습 등 학교 안팎에서 진행되는 모든 교육활동이다.


교육부가 이같은 대책을 마련한 배경에는 현장체험학습 실시율의 급격한 감소가 있다. 지난해 초등학교 수련회·수학여행 실시율은 대전 4.0%, 서울 7.7%, 경기 9.7%, 인천 13.6%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요새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잘 가지 않는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교육부는 이후 교원단체·학부모단체·시도교육청 의견을 수렴해 이번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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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국회와 협의를 통해 법 개정을 추진하고,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찰청도 개정 취지를 반영한 별도 수사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사 법률 지원 체계도 대폭 강화된다. 기존에는 소송이 시작된 후에야 지원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교육청 전담팀이 사고 수습에 나선다. 전담 변호사를 지정해 법률 상담과 소송 대응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현장체험학습 보조인력 기준도 확대된다. 기존 '학생 50명당 1명' 수준이던 보조인력 배치를 '학급당 1명'으로 늘리고, 소방청 등과 협력해 응급구호 역량을 갖춘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교육지원청별 전담 인력도 확대 배치된다. 계약, 차량 점검, 보조인력 관리 등 기존에 교사들이 담당했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지난해 30명이던 관련 전담 인력을 내년까지 200명 이상 추가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사이트최교진 교육부 장관 / 뉴스1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현장체험학습은 학교 안에서의 배움을 삶과 연결하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라며 "교사와 학생 모두를 보호하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양질의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마음껏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원단체들은 학교 안전사고나 아동학대 신고 등 민·형사상 분쟁 발생 시 국가가 직접 소송을 대리하는 '국가소송책임제' 도입을 요구해왔다.


교육부는 현행 법체계상 국가의 전면적 소송 대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우선 변호인 지원 등 가능한 범위의 지원책부터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