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현대백화점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인수된 지누스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미국 자회사가 보유한 조지아 공장 관련 유형자산의 처분을 결정했다.
최근 지누스는 전자공시를 통해 미국 조지아 공장과 관련한 토지·건물 등 유형자산을 1353억 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거래 상대방은 미국 기업 HIGHLINE WARREN LLC이며, 지누스는 이번 매각 목적에 대해 "적자 생산시설 매각에 따른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지누스의 실적 부진과 미국 사업 부담을 정리하고, 모회사인 현대백화점그룹 차원에서 재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자산 처분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누스 미국 조지아 공장 전경 / 사진 제공 = 지누스
지누스는 코로나19 기간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 성장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꼽혔다.
당시 회사는 미국 내 수요가 급증하자 현지 생산·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생산시설과 물류 거점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생산법인 'ZINUS USA INC'를 설립하고 토지와 건물 확보에만 약 50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으로 가구·매트리스 소비가 둔화됐고, 반덤핑 관세 부담과 현지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됐다.
특히 미국은 지누스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었기 때문에 타격이 컸다. 실제로 지누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4% 넘게 감소했고 3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사진 제공 = 지누스
현대백화점 입장에서도 부담은 커졌다. 백화점 사업 자체는 패션 판매 확대와 외국인 소비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냈지만, 연결 기준 전체 실적은 오히려 감소했다. 핵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지누스의 대규모 적자였다. 백화점은 잘 벌고 있지만 지누스가 그룹 실적을 끌어내리는 구조가 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누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사업 축소 작업에 들어갔다. 조지아 공장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 물량을 상대적으로 원가 경쟁력이 높은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공장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동시에 지난해 말에는 약 1035억 원 규모 자산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는데, 시장에서는 당시부터 조지아 공장 매각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리고 이번에 실제로 조지아 공장 관련 자산 매각이 확정됐다. 지누스는 장부가보다 높은 가격에 공장을 처분하면서 약 318억 원의 처분이익을 확보했다.
사진 = 인사이트
다만 현대백화점이 당장 지누스를 매각하거나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누스는 여전히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 내 브랜드 인지도가 있고, 현대백화점그룹이 가진 몇 안 되는 글로벌 소비재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현대백화점은 지누스를 성장 드라이버보다 '정상화가 필요한 사업'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동남아 생산기지 중심의 저비용 구조 전환과 수익성 회복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