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불암산 등산로 인근에서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유충이 대량 발견되면서 정부가 본격적인 방제 작업에 나섰다.
지난 25일 불암산 등산로 옆 낙엽층을 조사한 결과, 흙과 부엽토 사이에서 러브버그 유충이 잇따라 확인됐다. 한 줌의 흙에서만 30마리 이상이 발견될 정도로 밀도가 높았으며, 가로·세로 50㎝ 범위의 좁은 조사 구역에서도 100~200마리의 유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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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불암산의 러브버그는 성충 대발생 이전 단계로, 일부 유충과 성충 포획 흔적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낙엽이 쌓인 촉촉한 부엽토 층을 이들의 주요 서식지로 분석했다. 성충으로 변하면 짧은 기간 내 대량 출현해 등산로와 주택가, 상가 주변에 달라붙으며, 사체가 쌓여 악취와 2차 위생해충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불암산 일대 러브버그 유충 방제 현장을 방문해 미생물 제제 살포와 성충 포집장비 준비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 김동건 삼육대 기후변화매개체감시거점센터장, 서울시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했다.
김 장관은 현장에서 포획된 유충을 확인한 후 "모기처럼 물지는 않지만 워낙 보기 흉하고 떼로 몰려다녀 주민들이 매우 불편해한다"며 "유충 단계에서 가급적 성충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부는 토양 박테리아 기반 미생물 제제(Bti)를 활용한 유충 단계 방제를 진행하고 있다. Bti는 국내외에서 모기 유충 제거에 사용돼온 물질로, 김경석 기후부 생물다양성과장은 "러브버그 유사종에 대한 제거 효과가 실험실 연구에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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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i는 인체와 물고기 등 수서생물에 무해한 유충구제 살충제로, 옥수숫가루에 미생물 제제를 혼합한 과립을 물에 우려낸 후 분무 장비로 살포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김 센터장은 "Bti 10㎏을 물 1톤에 우려 적용하는 방식"이라며 "남은 과립도 재살포해 이중으로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과 김동건 센터장 등은 Bti 과립을 물에 넣고 손으로 저어가며 인체에 무해한 물질임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김 센터장은 "러브버그는 낙엽이 쌓인 촉촉한 부엽토 층에서 유기물을 섭취하며 생활한다"며 "대량 발생 시 사체가 축적되면서 악취와 바퀴벌레, 쥐 같은 2차 위생해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방제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지난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서울 은평구·노원구, 인천 계양구 등 과거 대발생이 심각했던 4개 지역에 Bti를 우선 적용했다. 이후 지방정부 신청을 받아 서울·인천·경기 14개 지역에 추가 살포를 진행 중이며, 불암산도 추가 적용 지역에 포함됐다.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과제가 있다. 오 구청장은 "6·3 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이라 단체장들이 선거운동으로 자리를 비우는 상황이 많은데, 부구청장들이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방제할지 우려스럽다"며 "지자체에만 맡기지 말고 기후부가 지속적으로 점검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 장관은 "기후부는 Bti의 인체 무해성과 유충에 대한 효과를 검증했으며, 이후 각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방제를 지원해왔다"며 "지자체는 주택지와 밀접한 지역을 우선해 방제하길 바란다"고 역할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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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성충 대응 장비도 전시됐다. 기후부는 살수용 드론 3기, 광원 포집기 490기, 유인제 포집기 5000기, 흡충기 13대를 확보했다. 대형 광원 포집기 2대는 인천 계양산 정상에 배치하고, 1대는 불암산 현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시는 자치구 방역 담당자 교육과 현장 예찰을 통해 성충 발생 전 대응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며 "주민 생활권과 등산로 주변을 중심으로 기후부, 자치구와 대응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러브버그는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성충으로 우화해 짧은 기간 대량 출현한다. 기후부에 따르면 수도권 러브버그 민원은 2022년 4448건에서 2023년 6428건, 2024년 1만 3127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1만 1429건이 접수됐다.
기후부는 성충 출현 전까지 주간 단위로 장비·인력 확보와 유충 제거 상황을 점검하고, 대발생 징후가 포착되면 일 단위 관리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작년에는 이걸 어떻게 하지 하는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사전 대책을 세워보자는 단계"라며 "먼저 움직이는 지방정부들이 효과를 보면 내년에는 더 광범위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