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LAFC)이 네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북중미 월드컵 본선 준비를 위해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인근 헤리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 센터에서 첫 훈련에 나선 손흥민은 국제축구연맹(FIFA) 및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손흥민은 "저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 많은 응원해주셔서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저의 여정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운을 뗐다.
한국 축구대표팀과 오스트리아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코너킥을 준비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 / 뉴스1
이어 "월드컵을 몇 번 나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선수가 2차 예선부터 최종 예선까지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다. 이번에도 처음 나가는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잘 준비해 좋은 컨디션, 좋은 몸 상태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말했다.
빡빡한 일정 속 부상 우려에 대해서는 "축구하면서 자신감이 없었던 적은 없다"라며 "빡빡한 스케줄 속에 와서 컨디션 걱정을 많이 했다. 부상 없이, 아픈 곳 없이 이 자리에 왔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기쁜 소식"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체코 등과 함께 조별리그 A조에 편성된 한국의 대진에 대해 손흥민은 "축구라는 스포츠가 그래서 많이 사랑을 받는다. 무조건 강팀이 이긴다는 법이 없어서 이 스포츠를 저희가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짚었다.
"4년 전 우리가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이기고, 2018년에는 독일을 이겼듯이, 강팀과 경기할 때는 이런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경기에 임하게 된다"라는 설명이다.
베테랑의 시선에서 꼽은 월드컵의 핵심 승부처는 '디테일'이었다.
손흥민 / 뉴스1
그는 "(월드컵에선) 선수들의 축구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런데 그 종이 한 장에 엄청나게 많은 디테일이 요구된다"라며 "패스를 어느 방향으로 주느냐, 그 뒤 어떻게 진행하느냐 같은 것들을 훈련에서 맞춰가야 한다. 눈을 감아도 동료가 어디 있을지 알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성적에 대해서는 "당연히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고 지난 월드컵보다 더 잘하고 싶다. 하지만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우리가 간절히 준비하는 만큼 상대 팀도 간절하게 준비한다"라며 신중해했다.
그러면서도 "벌써 결과를 얘기하기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게 잘 됐을 때 좋은 결과가 행복하게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대회마다 흘렸던 눈물의 의미도 고백했다. 손흥민은 "감정적인 부분은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내 노력이 됐든 아쉬움이 됐든 기쁨의 눈물이든,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감정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월드컵은 축제다. 나라를 대표해 나가는 자리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그 무대를 즐기고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손흥민 / GettyimagesKorea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이 골을 터트리면 한국 축구의 새 역사가 쓰인다. 현재 안정환, 박지성과 함께 한국인 월드컵 최다 득점 공동 1위(3골)에 올라 있는 그는 1골만 더하면 단독 1위가 된다.
손흥민은 "당연히 그런 기록에 대한 내용을 안 들을 수가 없다. 주변에서 많이 얘기해주고, 팬들도 관심을 가지다 보니 나도 듣고 보게 된다"라면서도 "그렇게 크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전반기 무득점 흐름 속에 '한물갔다는 지적'을 비웃듯 그의 시선은 한국 축구사 단독 최다 골 기록을 넘어 팀의 완벽한 축제를 향해 있었다.
올 시즌 MLS 15라운드까지 도움 9개만 기록하며 이어진 득점 가뭄과 주위의 우려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손흥민은 "리그에서도 그렇고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데, 내가 걱정하는 건 경기를 잘 못 했을 때다. 지금은 그런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컨디션도 좋고 몸 상태도 좋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다른 인터뷰에서 농담으로 '월드컵을 위해 (골을) 아껴놨나 보다'라고 한 적이 있다"라며 "팀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팀이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다 보면 (득점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