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모발을 얻는 대가가 성 기능 상실이라면 그 약을 선택할 남성은 얼마나 될까. 미용을 위해 복용한 탈모 치료제가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남길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탈모 약이 유발하는 성 기능 장애와 신경정신과적 결함이 약을 끊은 뒤에도 장기간 지속된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경종을 울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성심리의학 학술지 'Journal of Psychosexual Health'에 실린 새로운 사례 연구에 따르면 기저질환이 없던 26세 건강한 남성이 탈모 치료제를 복용한 후 성 기능 장애를 겪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 남성은 탈모 치료를 위해 피나스테리드 1mg을 복용했으나 사정량 감소, 성적 쾌감의 심각한 상실, 그리고 음경의 감각이 저하되는 '성기 저감각증(genital hypesthesia)'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6개월 만에 복용을 중단했다. 심각한 문제는 약을 끊은 지 19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이 증상들이 고스란히 지속됐다는 점이다.
피나스테리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남성형 탈모 치료용으로 승인한 단 두 가지 약물 중 하나다.
전립선 비대증과 남성형 탈모 치료를 위한 처방약으로 알약 형태인 '프로스카'와 '프로페시아' 등의 브랜드명으로 판매된다.
수많은 남성이 이 약물을 통해 탈모 진행을 멈추거나 모발 재자생 효과를 보았으나 발기부전, 정자 수 감소, 우울증 등 잠재적 위험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약물을 중단한 이후에도 심각한 성적, 신경정신과적, 신체적 부작용이 무기한 지속되는 현상을 '피나스테리드 증후군(PFS)'이라 부른다. 여기에는 불안, 자살 충동, 브레인 포그, 우울증, 만성 피로, 불면증, 성욕 감퇴, 고환 통증 등이 포함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FDA는 지난해 조제된 바르는(도포용) 피나스테리드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경고를 발령했다. 이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피나스테리드를 처방받아 복용한 남성들이 겪은 심각한 부작용을 다룬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 이후 나온 조치다.
당시 인터뷰에 응한 17명의 남성은 비대면 진료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광고에서 부작용과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할 의무가 없었기에 자신들이 잠재적 위험에 대해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 육군 중사 출신 마크 밀리치는 성욕 감퇴와 성기 위축이 발생하기 전 불안, 현기증, 불분명한 발음 등의 증상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남성은 성욕의 기복과 골반 부위의 날카로운 타는 듯한 통증을 유반하는 피나스테리드 증후군으로 9개월간 투병한 과정을 상세히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