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6일(화)

보건복지부, 임산부 '응급실 뺑뺑이' 막으려 이송 체계 강화 대책 발표했다

고위험 임산부와 신생아가 응급상황에서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뺑뺑이' 현상이 지속되자, 정부가 모자의료 체계 전반을 개선하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6일 보건복지부는 국무회의에서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및 응급 의료체계 개선 방안'을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작년 중증도별 모자의료센터 체계를 구축했지만, 고위험 임산부 증가와 전문의료진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응급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vvvv.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29주차 산모 사례가 이번 대책 마련의 직접적 배경이 됐다. 해당 산모는 응급분만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까지 이송됐지만 결국 태아를 잃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청주 소재 충북대병원이 권역 모자의료센터임에도 산과 전문의가 1명뿐이어서 야간과 휴일 응급대응에 한계를 드러냈다.


정부는 우선 지역별 모자의료 협력체계를 연내 전국으로 확산시킨다고 밝혔다. 현재 협력체계가 없는 충청권, 전북권, 제주권에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협력체계는 권역 내 상급기관과 분만병원이 연계해 응급환자 발생 시 최대한 지역 내에서 수용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당장 부족한 전문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네 분만병원이나 산부인과 의사들이 권역 모자의료센터에서 당직이나 파트타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인력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d.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기존 전일제 근무 기준을 유연화해 동네병원 의사들을 유인하고 야간·휴일 공백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장 산과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적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며 "분만병원 의사는 해당 병원 당직 부담이 있어 가급적 산전진찰만 하고 분만은 하지 않는 의원급 산과 의사들을 유인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모자의료센터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지원도 임신주수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대폭 인상할 방침이다.


고위험 임산부와 신생아 전원·이송 체계도 대폭 강화된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모자의료센터 내 전원전담팀 인력을 기존 5명에서 15명으로 3배 늘리고, 6월 중 '모자의료 정보시스템'을 개통해 여러 병원에 동시에 전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고위험·응급분만 임산부는 병원 간 전원 시 119구급차가 이송하며, 장거리에는 닥터헬기, 소방헬기, 군헬기 등 정부 보유 헬기를 공동 활용한다. 


bbvvcc.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임신부가 119를 부르면 평소 다니던 병원으로 우선 이송하되, 해당 병원에서 진료가 어려우면 권역 모자의료센터 등 협력체계를 가동하는 방식이다.


권역 내에서 해결되지 않을 때는 중앙모자의료센터 전원전담팀과 중앙119 구급상황센터가 협력해 병원을 선정하게 된다.


현재 서울에만 2곳 있는 중증 모자의료센터는 전국 5극 중심으로 확충한다. 최중증 환자 진료가 가능한 중증 모자의료센터를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에 각 1곳씩 지정해 단계적으로 전국 6곳 체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중증-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의 단계별 역할과 의무를 더욱 명확히 하고 진료역량과 실적을 평가해 센터를 재편할 계획도 세웠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위 센터가 역할을 못하면 강등하고, 지역센터가 권역센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승급시킬 수 있다"며 "모자의료센터 지정을 취소하면 활용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지정취소까지는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진료여건이 어려운 비수도권 소재 권역센터에 대해서는 운영지원을 확대한다. 은퇴의사 채용 시 인건비를 국가가 지원하고, 국립대병원 산과 등에 전임교원 증원도 추진한다.


dsazxzc.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의료진의 의료사고 부담 완화에도 중점을 둔다. 정부는 작년부터 분만 등 필수의료 전문의를 대상으로 고액 배상보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다음 달부터 응급실과 신생아 중환자실 전문의까지 지원을 확대한다.


불가항력적인 분만사고에 대한 국가보상 범위는 신생아 뇌성마비·사망, 산모 사망에 더해 다음 달부터 산모 중증장애까지 포함된다.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의료진의 형사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이 내년 5월부터 시행된다.


현재 광주와 전라지역에서 먼저 실시하고 있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올해 3분기 내에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시범사업은 응급실이 포화상태이거나 지역 내 치료 가능 병원이 없을 때 광역상황실이 즉시 이송병원 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은경 장관은 "현장의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묶고 의료진의 사법적 부담을 낮춰 국민과 의료진 모두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겠다"며 "전국의 임산부·신생아와 응급환자가 안전하게 이송되고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