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1일(목)

"물 마시기 무섭다"... 585명 중 62명 암·백혈병 걸린 중국 우한 마을

중국 우한시의 한 작은 마을에서 전체 주민의 10%가 넘는 인원이 암과 백혈병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환자 대부분이 50세 이하의 젊은 층에 집중되면서, 인근 규산나트륨(물유리) 공장에서 장기간 배출된 유해 물질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중국 QQ뉴스에 따르면, 우한시 신저우구 이집거리 장신촌 황토포 마을은 호적 인구가 585명에 불과한 소규모 마을이다. 최근 중국 매체 우한발부는 이곳에서만 총 62명이 암과 백혈병 확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5년 이후에만 34명의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이 중 19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주민들은 지난 2001년 마을 북쪽에 들어선 '규산나트륨 공장'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규산나트륨과 골판지 상자 등을 생산해왔으며, 오랜 기간 간장 색깔의 폐수를 배출하고 심한 악취를 풍겨왔다는 주장이다.


GettyImages-502630880.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주민들은 2016년 상수도가 연결되기 전까지 인근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해왔다. 또 공장 측은 지난 2022년 폐기물을 무단 매립하다 적발돼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실제 법원 판결문에는 인근 우물에서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검출됐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의학 및 보건학계 연구에서는 이 같은 오염 물질과 암·백혈병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규산나트륨 생산의 주원료인 규사에서는 결정형 이산화규소 분진이 대량 발생하는데,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해당 물질은 장기간 흡입 시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마을 주민들은 공장 내부보다 더 복잡한 대기·폐수·폐기물의 '복합 오염'에 노출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산화규소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중금속 등이 동시에 존재하는 환경에서는 단일 물질 노출보다 발암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과 캐나다 연구진이 진행한 대규모 공동 연구 'SYNERGY 프로젝트'에서는 이런 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비흡연자 역시 폐암 발생 위험이 약 4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환경 오염 자체가 주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코로나,브루셀라균,제약공장 부주의,감염자 발생,3천명 감염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백혈병의 원인으로는 벤젠도 지목된다. 규산나트륨을 제조할 때 석탄이나 중유를 연료로 사용하면 벤젠이 발생하는데, 이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낮은 농도의 벤젠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환경 당국의 검사에서 '기준치 이하' 판정이 나왔더라도 주민들의 건강에는 이미 장기적인 악영향이 누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직업적·환경적 발암 물질에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청장년층을 꼽는다. 황토포 마을 환자 대부분이 50세 이하라는 점 역시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환경 오염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