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연구 결과 하루 6.4~7.8시간의 적정 수면 시간을 벗어나 너무 적게 혹은 많이 잘 경우 신체 기관의 노화가 급격히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대규모 멀티오믹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당하지 않은 수면 시간은 신체 기관의 노화를 촉진하는 주범으로 밝혀졌다.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수면 시간과 23가지 생물학적 노화 시계 사이에 뚜렷한 'U형 곡선' 관계가 존재한다는 수면도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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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으로 너무 적거나 8시간 이상으로 지나치게 많으면 다각도에서 생물학적 노화 과정이 급격히 빨라진다는 분석이다.
인간의 실제 생활 데이터에 기반한 이번 연구는 후성유전학, 대사, 면역 등 다양한 분자 수준에서 생물학적 나이를 직접 측정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육군군의대학 서남병원 신경내과 후쥔 부주임의사는 "대부분의 성인에게 신체 기관을 가장 젊게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수면 시간'은 고정된 값이 아니라 6.4시간에서 7.8시간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 황금 시간대는 개인의 성별이나 특정 장기의 생리적 요구에 따라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전신 노화와 수면의 상관관계가 U형 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수면이 뇌의 노폐물 제거뿐만 아니라 온몸의 분자 변화와 장기 형태를 조절하는 계통적 조절 밸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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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쥔 의사는 "U형 곡선은 수면에서 과유불급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며 "너무 많이 자거나 적게 자는 것 모두 몸에 해롭다"고 강조했다.
하루 6시간 미만으로 자는 만성 수면 부족 상태는 신체를 지속적인 고갈 상태로 몰아넣는다. 짧은 수면은 DNA 메틸화 패턴을 교란하고 텔로미어 손실을 가속화해 후성유전학적 노화 시계를 앞당긴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 속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면역 회복이 억제되며 체내 만성 염증 수치가 상승해 심혈관, 간, 내분비계 전반에 문제를 일으킨다.
야근이나 밤샘이 잦은 사람들이 쉽게 노안이 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투자형 노화' 때문이다.
반면 8시간을 초과하는 과도한 수면 역시 신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나치게 긴 수면은 신체 대사 효율을 떨어뜨려 인슐린 저항성과 혈지질 이상을 유발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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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리듬이 깨지고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면서 세포 회복의 정상적인 흐름도 방해받는다.
오래 자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적어 누워 있는 시간과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겹치면 만성 염증이 심해지고 혈관이 손상된다. 겉으로는 충분히 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신체 기능이 소리 없이 저하되는 '누워있기형 노화'인 셈이다.
일상생활에서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천법도 제시됐다. 서남병원 신경내과 왕췌 수간호사는 과학적인 수면 관리법으로 다섯 가지 수칙을 권고했다.
첫째는 수면 시간을 7~8시간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주말에 몰아서 자거나 늦잠을 자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둘째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깨는 규칙적인 시간을 지키는 것으로, 이는 어쩌다 오래 자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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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스마트폰 블루라이트를 차단해 멜라토닌 분비를 지키고 오후에는 커피나 진한 차를 멀리하는 습관 최적화다.
넷째는 낮 동안 산책이나 맨손체조 같은 적당한 활동을 하되 잠들기 직전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낮잠은 20~30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잠들기 전 과식을 피하고 정신적 불안이나 잡념을 털어내 정서적 안정을 취하는 방법이다.
수면 건강의 핵심은 단순히 침대에 오래 누워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간 동안 안정된 리듬으로 깊은 잠을 자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과학적인 수면 관리가 현대인들이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도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뛰어난 최고의 노화 방지 비법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