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1일(목)

여학생에 "담배 끊어" 말한게 학폭?... 남학생 부모 억울함 호소

중학교 교실에서 앞자리에 앉은 동급생에게 "담배 냄새난다. 담배 끊어라"라고 말한 학생이 학교폭력 처분을 받으면서 온라인 공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청소년 흡연 문제와 학교폭력 기준의 객관성을 둘러싸고 네티즌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폭 결과 이게 맞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라고 자신을 밝힌 작성자 A씨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했을 뿐인데 억울하다"며 자녀가 교내봉사 5시간과 특별교육 3시간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사단은 교실 내 흡연 조치 미흡에서 시작됐다. 같은 반 여학생이 가방에 담배를 소지한 채 등굣길마다 흡연을 해 온몸에 냄새가 배어 있었다는 주장이다. 쉬는 시간 화장실을 다녀올 때마다 주변 학생들이 인지할 정도였으며 "해당 여학생이 담배 냄새를 덮으려 향수를 진하게 뿌려 아이가 두통을 호소하며 조퇴하기도 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학부모 측은 학교에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A씨는 "담임교사와 학생부 교사에게 말했지만 요즘은 가방 검사를 강제로 할 수 없어 물어보고 주의는 줄 수 있지만 발뺌하면 강요는 못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앞뒤 자리에 배치된 A씨 아들이 해당 여학생에게 직접 흡연 자제를 요구했다가 도리어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를 당했다는 고발이다.


A씨는 학폭위 심의 결과에 거세게 반발했다. A씨는 "우리 아이는 뒤에서 험담하거나 괴롭힌 게 아니었다"며 "학생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한 것뿐인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피해 학생으로 지목된 이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흡연 영상을 올린 점도 지적했다.


A씨는 "SNS에도 공개할 정도인 아이가 아들 말을 망신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교내 청소년 흡연 지도 방침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A씨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했다는 이유로 학폭 신고를 당하고, 이런 식의 처분까지 내려지는 건 결국 청소년 흡연 문제를 사실상 방치하는 것 아니냐"면서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든 말든 누가 뭐라고 하면 그냥 학폭으로 신고하면 된다'고 인식할 수 있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여론의 시선은 엇갈린다. 처분이 과하다는 측에서는 "담배 냄새 독하게 풍기는 게 학폭 아닌가", "욕설이나 폭력을 가한 것도 아닌데 학폭 처분은 과하다", "저런 정도가 학폭이면 친구끼리 말도 못 하겠네. 교육청하고 학교가 정신 차려야 한다"라며 학교와 교육당국의 행정 편의주의적 결정을 비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표출 방식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이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특정 학생에게 담배 냄새난다고 말한 부분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쉽다. 개인적으로 말한 거도 아니고"라며 공개적 망신 주기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실제 교육 현장의 한계성을 짚은 전문가 의견도 제기됐다. 전직 학폭 담당 교사였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학폭 맞다. 담배 냄새난다고 교사가 말하면 아동학대가 된다"며 "학폭위에 규정 있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교실 내 훈육 공백과 규정 만능주의의 단면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