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1일(목)

머그잔 깨고 앱 삭제까지...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논란에 불매운동 확산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이색 프로모션을 둘러싸고 온라인상에서 역사 비하 및 조롱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분노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품을 파손하거나 불매를 선언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으며,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대표를 전격 경질하는 초강수를 두었음에도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논란의 불씨는 스타벅스가 지난 18일 진행한 '단테·탱크·나수데이' 프로모션에서 시작됐다. 스타벅스는 해당 행사에서 '컬러풀 탱크 텀블러 세트', '탱크 듀오 세트' 등의 상품을 홍보하며 광고 문구로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웠다.


인사이트스타벅스 머그컵을 깨며 항의한 누리꾼 / 스레드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하필 5월 18일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라는 단어를 메인으로 내세운 점이 당시 광주 시내에 투입됐던 계엄군의 장갑차와 탱크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 또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전두환 정권 치안본부의 기만적 발표였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고스란히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더해졌다.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스타벅스의 과거 행보와 세부 상품 스펙으로까지 번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스타벅스가 '미니 탱크데이' 행사를 진행했던 점을 찾아내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에 출시된 '컬러풀 탱크 텀블러 세트'의 용량이 하필 '503㎖'라는 점을 두고,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 '503'을 의도적으로 매칭한 이른바 '일베(일간베스트)' 성향의 극우 온라인 밈(Meme)을 차용한 것이 아니냐는 날 선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 모든 날짜와 문구, 용량의 일치가 단순한 우연이나 실수일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스타벅스코리아 '탱크 데이' 이벤트 논란 / 온라인 커뮤니티스타벅스코리아 '탱크 데이' 이벤트 논란 / 온라인 커뮤니티


사태가 심각해지자 19일 스레드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스타벅스 불매 인증이 도배되고 있다. 소장하던 스타벅스 머그잔을 지퍼백에 넣어 망치로 산산조각 내거나 텀블러를 쓰레기통에 폐기하는 영상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으며, "다시는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 "선물 받은 기프티콘을 모두 환불 처리했다"는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스타벅스 모바일 앱을 탈퇴하고 자동 충전을 해지하는 인증 릴레이도 빠른 속도로 번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너무 과도하게 억지로 끼워 맞춘 마녀사냥이 아니냐"는 신중론도 일부 고개를 들었지만, 공분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즉각 해당 이벤트 페이지를 폐쇄하고 관련 문구를 수정했으나 민심은 돌아서지 않았다.


인사이트스레드


결국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섰다. 정 회장은 이번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사태의 책임을 물어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에게 즉각적인 해임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정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대중에게 직접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철저히 약속했다.


하지만 수장 경질과 그룹 총수의 사과라는 초강수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아픈 현대사를 마케팅 수단으로 모욕했다는 대중의 배신감과 충격이 워낙 커 당분간 불매 운동의 여파와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