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돌잔치라는 경사스러운 날 시어머니로부터 외모 비하 발언을 듣고 상처받은 며느리가 남편과 시댁 식구들로부터 일방적인 '도리'를 강요받고 있다는 사연이 공개돼 온라인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궈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리 지켜야 되나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와 수많은 네티즌의 공분과 공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작성자 A씨는 돌잔치 직후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시어머니로부터 "여자인데 살 빼야지"라는 모욕적인 언사를 직접적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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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현장에는 아주버님과 형님, 시아버님이 함께 있었으나 형님이 난처한 기색을 보였을 뿐 누구 하나 시어머니의 부적절한 발언을 제지하거나 A씨를 두둔하지 않았다.
축하받아야 할 아이의 첫 생일날 주인공의 엄마로서 감당해야 했던 수치심은 고스란히 A씨의 몫으로 남았다. 이후 A씨는 마음의 상처가 깊어 시댁 식구들과 거리를 두게 됐고, 마침 전해진 형님의 임신 소식에도 즉각적인 축하 인사를 건네지 못했다.
문제는 그 이후의 시댁 반응이었다. 아주버님은 동서가 임신 축하를 하지 않아 서운하다는 뜻을 내비쳤고, 이를 전해 들은 A씨의 남편은 아내의 상처를 보듬기는커녕 "왜 형수님께 임신 축하한다고 말 안 하냐, 눈치 없게 그러지 말고 도리는 지켜야지"라며 아내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A씨는 남편과 크게 다툰 뒤 자신이 받은 상처에 대한 공감이나 위로 없이 일방적으로 며느리로서의 의무만 강요받는 현실에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아주버님이 당시 시어머니에게 "처제한테 살 빼라고 말하지 마라"는 중재의 말 한마디만 해줬어도 형님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건넸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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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리라는 명목하에 억지로 축하 연락을 하는 것이 맞는지 묻는 A씨의 글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시어머니의 무례함과 남편의 공감 능력 결여를 지적하며 A씨를 응원하는 분위기다. "며느리 외모 평가는 도리에 맞는 행동이냐", "남편이 중간 역할을 최악으로 하고 있다"는 비판부터 "먼저 상처를 준 쪽에서 사과하는 게 도리다"라는 날카로운 지적까지 이어졌다.
특히 많은 기혼 여성 네티즌들은 시댁과의 갈등 상황에서 아내의 편이 되어주지 못하고 '도리'와 '예의'만 따지는 남편의 태도가 갈등을 키우는 근본 원인이라며 입을 모았다.
이 사연은 명절이나 집안 행사에서 반복되는 고부 갈등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족 내 소통 부재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가족 간의 예의는 상호적인 것이며,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인내를 도리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부부 관계와 고부 관계를 파괴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A씨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은 단순한 질투나 무관심이 아닌, 존중받지 못한 인격에 대한 정당한 방어 기제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