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 명의 참가자가 몰린 마라톤 대회가 개최 하루 전 갑작스럽게 연기되면서 주최 측과 행정기관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제4회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대회' 조직위원회는 14일 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동대문구청의 갑작스러운 장소 사용 승인 취소로 인해 16일 예정된 대회를 부득이하게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동대문구 장안1수변공원에서 출발해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일대를 달리는 이번 대회는 100㎞와 50㎞ 두 코스로 구성됐다. 참가비는 각각 8만원과 10만원이며, 신청자는 1500여 명에 달한다.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홈페이지 캡처
조직위는 "지난 3월 초 동대문구청으로부터 대회장 사용 및 안전관리계획에 대한 정식 승인을 받고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며 "하지만 대회 직전 미래한강본부의 부당한 압박으로 동대문구청이 일방적으로 행정 승인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시민의 정당한 통행권과 대회의 적법성을 지키기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예정대로 진행하려 했다"면서도 "행정기관의 비협조와 물리적 방해 속에서 대회를 강행할 경우 주로 이용에 큰 혼란이 예상돼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갈등의 핵심은 한강공원 사용 허가 절차다. 대회 코스에 뚝섬한강공원이 포함됐음에도 주최 측이 한강공원 사용을 위한 정식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 논란의 발단이 됐다.
주최 측은 출발 지점인 장안1수변공원 사용을 동대문구에서 허가받았다며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지만,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한강공원에 대한 별도 사용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강공원에서 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마라톤 행사를 개최하려면 미래한강본부에 장소 사용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최 측은 지난해 대회에서도 미래한강본부의 정식 승인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홈페이지 캡처
미래한강본부는 14일 "대회 공지를 확인한 즉시 사전 승인 절차의 필수성을 지속적으로 안내하며 문제를 제기했으나, 주최 측이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행사를 추진했다"며 하천법 제33조 위반으로 주최 측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대회 승인을 내준 동대문구도 입장을 선회했다.
동대문구는 승인 요청 당시 구 관할 구역 내 구간만 검토해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을 뿐, 코스별 자치구와 관리 주체의 승인을 별도로 받아야 완전한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조직위는 법적 공방을 예고하며 강력 반발했다. 조직위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행정기관의 위법한 처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직권남용 및 명예훼손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회 연기 소식에 참가자들의 불만도 폭주했다.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홈페이지 캡처
대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서울한강' 이름을 내걸고도 미래한강본부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것이 말이 되냐", "불법 행사 참가자로 만드는 거냐", "참가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안으로 대회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등의 항의 글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