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물류 창고에서 35시간 이상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시연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용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테스트로 평가된다.
지난 14일 피규어AI는 유튜브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3' 모델인 '개리(Gary)', '프랭크(Frank)', '밥(BOB)' 등이 물류 창고에서 택배 상자 분류 작업을 진행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로봇은 택배 상자의 바코드 방향을 정확히 맞춰 컨베이어벨트에 올리고, 비닐 포장된 택배의 경우 바코드 인식을 위해 손으로 눌러주는 세밀한 작업까지 처리했다.
이번 시연에서 로봇들은 8시간을 넘어 13시간가량 지속적으로 작업을 이어갔다. 한 로봇의 배터리가 소진되면 대기 중이던 다른 로봇이 즉시 투입돼 작업 공백 없이 업무를 계속 진행하는 교대 시스템을 선보였다.
로봇의 1회 충전 시 최대 작업 시간이 약 5시간에 불과하지만, 세 대의 로봇이 서로 맞교대를 진행하며 장시간 연속 작업을 가능하게 했다.
유튜브 'Figure'
하지만 완벽한 성능은 아니었다. 상자가 겹쳐 쌓이거나 위치가 틀어지는 상황에서는 로봇이 일시적으로 작업을 멈추고 초기화 과정을 거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일부 상황에서는 상자가 엉키거나 위치가 틀어지자 작업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피규어AI는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공지능 시스템 '헬릭스-02(Helix-02)' 기반으로 완전 자율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개입이나 원격 조종 없이 100% 자율적으로 바코드를 인식하고 상자 방향을 판단해 적절한 자세로 옮기는 작업을 수행한다. 회사 측은 인간 작업자가 평균 3초 걸리는 동작을 반복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렛 애드콕 피규어AI 최고경영자(CEO)는 테스트에 앞서 "장시간 운용 과정에서 무언가 고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며 여러 대의 로봇이 협력해 작업이 끊기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전문 매체 '스타트업 포춘(Startup Fortune)'에 따르면 이번 생중계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처럼 장시간 근무할 수 있어야 실용성이 있다"는 로봇 전문가의 주장 이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시청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가 사라질 것 같다", "지금은 웃기지만 몇 년 뒤엔 내 일이 없어질 수도 있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아직은 인간 손이 더 낫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특히 로봇이 실수 후 다시 아무렇지 않게 작업을 이어가는 모습에 인간 노동 대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번 시연은 향후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24시간 산업 현장에 본격 투입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