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패션위크가 예술과 기행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 패딩턴 UNSW 갤러리에서 열린 '이오르다네스 스피리돈 고고스(ISG)'의 런웨이 쇼에서 상의를 탈의한 남성 모델이 여성의 발목을 잡고 콘크리트 바닥을 끌고 다니는 장면이 연출됐다.
허리에 초록색 스커트만 두른 남성 모델은 금발 여성을 양손으로 움켜쥔 채 관객들의 발치 앞까지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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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초록색 의상을 입은 여성 모델은 마치 생명이 없는 시신처럼 축 늘어진 채 바닥을 훑으며 지나갔다. 잠시 후 남성 모델은 여성을 어깨 위로 짊어졌고, 여성의 머리는 바닥을 향해 위태롭게 매달렸다.
2021년 요르단 고고스가 설립한 ISG는 전위적이고 극대주의적인 디자인으로 명성을 쌓았으나, 이번 연출은 패션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영상에 대해 네티즌들은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멍청함이 창의성으로 오해받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는 댓글이 큰 공감을 얻었으며, "드라마는 넘치는데 패션은 어디에 있느냐"는 조롱도 이어졌다. 한 시청자는 "흥미로운 척하느니 차라리 날카로운 물체에 눈이 찔리는 게 낫겠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요르단 고고스는 호주 크리에이티브 산업에서 가장 존경받는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가구 디자인과 순수 미술을 넘나드는 그는 포용성과 퀴어 문화를 대변하는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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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오스트레일리아는 그의 작업을 두고 "전통적인 사고에 얽매이지 않으며 박물관에 전시될 수준의 장인 정신을 보여준다"고 극찬한 바 있다. 실제 그의 작품들은 호주 주요 박물관에 소장되기도 했다.
이날 쇼는 런웨이 도중 화재경보기가 울려 퍼지는 소동까지 겹쳤다. 관객들은 경보음 역시 퍼포먼스의 일부인지 혼란스러워했으나, 모델들은 몇 분간 소음 속에서도 런웨이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관람객 전원이 대피하고 소방차 두 대가 출동한 끝에 오작동으로 확인됐으며, 쇼는 잠시 후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