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복용자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어나면서 외식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식욕 억제 효과로 소비자들의 외식 빈도와 주문량이 줄어들자 패스트푸드 업계는 단백질 강화 메뉴와 소용량 제품을 앞세워 대응에 나섰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복용자들의 식습관 변화가 외식업체들의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는 소비자들은 외식 빈도를 현저히 줄이고 있으며, 식당을 방문하더라도 과거보다 적은 양을 주문하고 알코올 섭취를 피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원재료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에 추가적인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고비 맞는 모습 / GoodRx
실제로 코넬대학교가 15만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라도 비만 치료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가구는 6개월 이내 패스트푸드점과 카페 지출이 8%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월가 분석가들은 주사형에서 경구용까지 다양한 형태의 비만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이를 복용할 경우, 외식 브랜드별로 명암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름진 튀김 요리 중심의 패스트푸드 체인들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고객 개인의 취향에 맞춰 재료와 영양 성분을 조절할 수 있는 '패스트 캐주얼(Fast-casual)' 브랜드들은 오히려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감 속에서 맥도날드는 자사 메뉴의 단백질 함량을 부각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도입했다. 또 KFC의 스콧 메즈빈스키 최고경영자는 "치킨의 단백질 함량과 한 입 크기의 소용량 간식 메뉴를 강조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파네라 브레드'는 고객의 17%가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들을 겨냥한 소용량 메뉴 개발에 나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미국 설문조사 기관 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작년 가을 기준으로 미국인의 약 12%가 체중 감량 목적으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은 2030년까지 해당 치료제 복용자 수가 3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도미노 피자의 러셀 와이너 최고경영자는 인터뷰에서 "식습관이 변하고 있다.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