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대륙이 수백만 년 뒤 두 갈래로 갈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과학자들은 현재 대륙이 찢어지는 지질학적 초기 단계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균열은 탄자니아에서 나미비아까지 약 2,500km에 걸쳐 뻗어 있는 리프트 라인의 일부인 '카푸에 리프트'를 따라 발생할 전망이다.
리프트는 지각이 갈라지며 지표면이 가라앉거나 지진을 유발하는 거대한 틈을 말한다. 전 세계 수천 개의 리프트 중 상당수가 활동을 멈춘 상태지만, 최근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죽어 있다고 믿었던 카푸에 리프트에서 심상치 않은 활동 징후를 포착했다.
Kalahari Geo-Energy & M. C. Daly / University of Oxford, UK
지난 수십 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류가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세 지진이 빈번해졌고, 지하 온도가 상승하며 인공위성으로 관측된 지표면 높이의 변화가 감지됐다. 이는 이곳이 지질학적으로 활성화됐음을 암시하는 증거다.
지난 월요일 학술지 '에이징 프런티어스 인 어스 사이언스'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화학적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루타 카롤리테 박사는 "이 지역에서 지화학적 데이터를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이는 해당 지역의 리프트 활동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매우 강력한 증거다"라고 설명했다.
카롤리테 박사팀은 잠비아 내 리프트 예상 지점 위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온천과 지열 우물에서 가스 샘플을 수집했다.
"지표면으로 끓어오르는 뜨거운 물에서 나오는 가스를 채취했다"라고 밝힌 연구팀은 헬륨-3와 헬륨-4의 비율을 정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각에서 흔히 발견되는 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농도의 헬륨-3가 검출됐다. 이는 지각과 핵 사이에 위치한 수백 킬로미터 두께의 맨틀 액체가 지표면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신호다.
Kalahari Geo-Energy & M. C. Daly / University of Oxford, UK
지각판이 늘어나고 갈라지기 시작할 때 맨틀 물질이 지표로 분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데이터는 새로운 판 경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초기 신호로 해석된다. 에스텔라 아테콰나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교수는 "카푸에 리프트가 신생 판 경계의 일부라면 화산 활동이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기 전의 초기 상태를 연구할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이미 수천만 년 된 동아프리카 열곡대가 존재하지만, 새로운 리프트가 판 경계로 완전히 발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마이크 데일리 옥스퍼드대 객원교수는 "가장 빠르면 200만 년, 늦으면 2,000만 년까지 걸릴 수 있다"라며 "아프리카 남부가 대륙에서 떨어져 나가기 전 더 많은 지진과 용암 분출이 발생할 것이며 깊은 균열에 물이 고여 결국 새로운 바다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질학적 대변동과는 별개로 잠비아는 당장 경제적 혜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열 발전소 가동은 물론 의료 및 IT 산업에서 수요가 높은 헬륨 자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현재 결과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더 넓은 지역에서 추가 가스 샘플을 수집 중이다. 아테콰나 교수는 "아프리카가 당장 내일 쪼개지는 것은 아니지만, 과학적으로는 판 경계가 탄생하는 순간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것과 같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