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고령화 여파로 주요 헌혈층인 10~20대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정부가 혈액 수급 안정화를 위해 헌혈 참여층 확대에 본격 나섰다.
13일 보건복지부는 혈액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2018년 12월 혈액관리법 개정 후 시행된 제1차 계획(2021∼2025)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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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헌혈 가능 연령 상향 조정이다. 복지부는 국내 건강수명 증가 추세를 반영해 헌혈 연령 기준을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혈·혈장 성분 채혈은 16∼69세, 혈소판 성분 채혈은 17∼59세로 제한돼 있다. 65세 이상의 경우 60∼64세 헌혈 경험자만 가능하다.
이 기준은 2010년 마지막 변경 이후 14년간 유지됐다. 미국(무제한), 호주(75세 이하)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복지부는 연구 용역을 통해 우선 5세 정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선 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장은 "60세 이상 헌혈자가 2020년 3만7천명에서 지난해 6만7천명으로 증가했다"며 "연말까지 연령 기준을 논의하고 내년 안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헌혈 제약 요인 개선도 추진된다. 혈액 낭비 원인으로 지적되는 헌혈 간기능 검사(ALT검사) 폐지와 말라리아 검사 방식 재검토를 통해 헌혈 가능 인구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접근성 개선 방안도 포함됐다. 헌혈의집이 없는 기초자치단체에는 헌혈 버스를 정기 운영하고, 직장인 편의를 위해 헌혈의집 운영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10~20대 헌혈 참여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도 강화된다.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구독권, 헌혈 전용 포토카드 등 젊은층 선호 기념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혈액 수급 불균형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2024년 기준 국내 헌혈률은 5.6%로 일본(4.0%), 프랑스(3.9%)보다 높지만,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체 헌혈자의 55%를 차지하는 10~20대 인구는 2020년 1천160만명에서 2024년 1천60만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수혈 수요는 늘고 있다. 50대 이상 적혈구제제 수혈자는 2020년 34만7천명에서 2024년 36만6천명으로 증가했다. 혈액량 적정 보유 일수는 304일로 충분하지만, 방학이나 연휴 기간 혈액 확보 어려움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혈액 안전성 향상 방안도 마련됐다. 복지부는 면역 이상 반응 감소를 위해 백혈구 제거 적혈구·혈소판제제 공급을 확대하고, 방사선 조사 혈액제제 공급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발열성 비용혈 수혈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검사 장비 현대화에도 투자한다. 복지부는 혈액 검사 정확성 유지를 위해 매년 약 40억원을 투입해 노후 검사 장비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기관 혈액 배분 체계도 개선된다. 의료기관별 혈액 재고량 기반 공급 기준을 마련하고, 혈액 사용량 대비 안정적 보유량을 유지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 후 확대 시행한다.
수혈 적정성 평가도 강화된다. 종합병원 의료질평가 지표에 수혈 적정성 평가를 포함해 의료기관의 적정 혈액 사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사용률이 저조한 헌혈증서와 헌혈환급적립금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헌혈환급적립금은 2019년 491억원에서 지난해 11월 615억원으로 증가해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