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보편적인 효도 방식으로 자리 잡은 '양가 평등 원칙'이 시댁의 과도한 금전적 요구와 태도 차이로 무너지고 있다는 한 여성의 하소연이 온라인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버이날 화가 난다'라는 제목으로 부부간 합의된 지원 원칙을 무시하는 시댁의 태도에 분노를 표출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수입이 비슷한 남편과 반반 결혼을 한 후 양가 용돈 액수를 동일하게 맞추고 주요 대소사를 상의하여 결정하는 등 철저하게 형평성을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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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이번 어버이날 식사 메뉴 선정 과정에서부터 조짐을 보였다. 친정 부모님은 외식 물가 상승을 고려해 저렴한 소갈비살 전문점을 제안하며 자녀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했다.
반면 시댁은 고가의 투뿔 한우를 고집했을 뿐만 아니라 식사 자리에 친척들까지 동반하며 상당한 비용을 발생시켰다. A씨는 시댁 식사비로만 50만 원을 지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 간의 화합을 위해 이를 묵인하고 넘어갔다.
사건의 결정타는 어버이날 당일 남편이 홀로 시댁을 방문했을 때 터졌다. 남편은 아침 일찍 카네이션을 준비해 부모님을 찾아뵀으나 시어머니로부터 "이런 꽃은 필요 없으니 돈이나 더 달라"는 노골적인 핀잔을 들어야 했다.
이미 충분한 용돈과 고가의 식사 대접을 마친 상황에서 돌아온 싸늘한 반응은 A씨의 인내심을 한계치로 몰아넣었다.
A씨는 용돈 고맙다며 맛있게 먹어준 친정과 달리 끊임없이 추가 요구를 하는 시댁의 태도 차이에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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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시댁의 태도를 비판하며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양가 부모님의 배려 차이가 너무 명확해서 작성자가 속상할 만하다", "카네이션을 가져온 자식에게 돈 타령부터 하는 것은 부모로서 예의가 아니다", "반반 결혼인데 지출 균형이 깨지는 순간 부부 갈등의 시작이다"라는 공감 댓글이 주를 이뤘다.
특히 한 누리꾼은 "친정의 배려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앞으로는 시댁 지출에 맞춰 친정에도 똑같이 보상하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명절이나 어버이날 같은 기념일에 발생하는 고부·장서 갈등의 핵심이 단순한 '금전적 액수'가 아닌 '심리적 형평성'에 있다고 분석한다.
양가에 똑같은 액수를 드려도 돌아오는 피드백이 극명하게 다를 경우, 배려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배우자의 박탈감은 결혼 생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면서 '돈을 낸 만큼 대접받고 싶다'는 보상 심리가 강해진 것도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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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효도의 의미가 퇴색되고 물질적 가치만이 우선시되는 일부 세대의 그릇된 인식을 투영하고 있어 씁쓸함을 더한다.
자녀의 정성보다 현금 봉투의 두께를 중시하는 태도는 결국 자녀 부부의 불화를 야기하고 장기적으로는 부모 자식 간의 정서적 단절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