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3일(수)

'광주 여고생' 구하려다가 중상 입었는데 '도망쳤다' 악플 쏟아진 남고생... 경찰이 칼 빼들었다

광주 묻지마 살인 사건에서 여고생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은 남고생을 조롱하는 악성 댓글이 확산되자 경찰이 강력 대응에 나섰다.


13일 광주경찰청은 지난 5일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과 관련해 피해 남학생을 비난하거나 모독하는 악성 게시물과 댓글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오전 12시10분쯤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장모(24)씨가 휘두른 흉기에 여고생 A(17)양이 숨지고, 남고생 B(17)군이 크게 다쳤다.


인사이트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 인근 인도에 흉기피습으로 사망한 10대 여학생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026.5.7/뉴스1


당시 상황을 보면 근처를 지나던 B군은 A양의 비명을 듣고 구조하기 위해 나섰다가 중상을 입었다. B군이 현장을 목격하고 휴대전화를 꺼내 신고하려던 순간 장씨가 흉기를 들고 다가왔다. B군은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든 채 다른 손으로 흉기를 막으려다 손등을 크게 다쳤고 이어 목 부위까지 찔렸다.


B군은 의식이 흐려질 정도로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도 장씨를 밀쳐내고 현장을 벗어난 뒤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이 칼에 찔렸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A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B군은 긴급 봉합 수술을 받은 뒤 현재 광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이 알려진 뒤 일부 누리꾼들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B군을 비난하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내용의 댓글을 잇따라 올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B군 아버지는 "사건이 국민들에게 알려진 후 온라인상에서는 '남고생이 혼자 도망갔다'는 식의 댓글들을 봐야 했다"며 "상처를 조금 입고 도망간 것처럼 말하는 걸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고 뉴스1을 통해 전했다.


그는 "영웅처럼 봐달라는 게 아니다. 다만 아들이 잘못한 행동을 한 건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아들이 한 행동은 숨겨야 할 일이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진 일이었다. 아들이 위축되기보다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경찰은 사이버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게시글과 2차 가해 댓글 작성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검거한다는 방침이다.


인사이트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 모 씨(24)가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광주지방법원을 빠져 나오고 있다. 2026.5.7/뉴스1


현행법상 온라인에서의 악의적인 2차 가해 게시글은 명예훼손과 모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장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다가 사건 발생 약 11시간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가 충동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 전날 동료 여성을 스토킹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당 고소 사건을 이첩받아 범행 동기 사이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거 당시 장씨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 포렌식과 범죄심리분석 결과 등을 통해 사전 계획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장씨는 신상정보공개 결정에 따라 오는 14일 신상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