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아버지를 여읜 며느리의 아픈 상처를 차례 음식 준비 도중 비수로 꽂은 시어머니의 발언이 온라인상에서 거센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시모 선 넘는 친정아버지 제사 이야기 이게 맞나요?'라는 제목으로 명절에 겪은 서러운 사연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작성자 A씨는 결혼 전부터 이어진 시어머니의 무시와 가스라이팅을 견뎌왔으나, 이번에는 돌아가신 친정아버지를 모욕하는 '패륜적 발언'까지 들었다며 절망적인 심경을 토로했다.
사건은 지난 설 명절, 온 가족이 먹을 전을 부치던 중 발생했다. 시어머니는 평소 마을 노인정 음식 담당을 맡을 정도로 요리 실력에 자부심이 강한 인물이었으며, 며느리 A씨가 만든 음식에 대해서는 늘 "간도 안 맞고 맛이 없다"며 타박을 일삼았다. A씨는 시어머니의 기세에 눌려 묵묵히 전을 굽고 있었으나, 시어머니는 A씨의 작업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곁에서 지켜보며 독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시어머니는 약불에서 정성껏 전을 부치던 A씨를 향해 "너는 아빠 일찍 돌아가셔서 전 많이 붙여 봤을 것 아니냐, 잘 붙일 텐데 왜 그러느냐"라는 충격적인 말을 던졌다.
2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A씨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었다. A씨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며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었고, 나이 40이 넘어서도 여전히 아픈 손가락인 아버지의 부재가 시어머니의 입을 통해 조롱거리로 전락한 현실에 처참함을 느꼈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남편 앞에서 오열하며 울분을 토해냈다. A씨는 남편에게 "당신은 건강하게 오래 살아라, 일찍 죽어서 내 딸이 시댁에서 저런 소리를 듣게 되면 나는 죽어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당장 이혼시킬 것"이라며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남편은 아내의 상처에 연신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으나, 시간이 흘러 어버이날이 다가오자 다시금 "부모님께 인사하러 가지 않겠느냐"며 눈치 없는 제안을 건네 A씨의 속을 다시 한번 뒤집어 놓았다.
더욱 기가 막힌 점은 시어머니의 적반하장식 태도였다. 시어머니는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좋은 시어머니라고 자부하며, 자신의 발언에 상처받은 며느리를 향해 "나는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닌데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네가 이상하고 나쁜 애"라며 화살을 돌렸다.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공감 능력 결여와 본인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뻔뻔함은 A씨를 숨 막히게 했고, 결국 어버이날 방문을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시어머니와 남편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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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부모님을 들먹이며 일머리를 평가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그걸 장난이라고 치부하는 시어머니는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라는 분노 섞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 또한 "아내가 저런 수모를 당했는데 어버이날 가자는 말을 꺼내는 남편이 더 문제"라며 방관하는 배우자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농담'이라는 가면을 쓰고 가해지는 언어폭력은 피해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낙인을 남긴다. 특히 고인이 된 부모를 비하의 도구로 사용하는 행위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명백한 폭력이다. 작성자 A씨는 "잘하든 못하든 가면 밥 차리고 눈치 보는 생활이 너무 숨 막힌다"며 여전히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어, 이들 고부 갈등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