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1일(월)

정계 입문 때부터 운구차까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원한 드라이버' 최영 씨 별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곁을 21년간 지키며 운전대를 잡았던 수행비서 최영 씨가 별세했다.


지난 10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원한 드라이버' 최영 씨가 향년 6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해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온 고인은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운전기사였던 최영 씨 / 유족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운전기사였던 최영 씨 / 유족


지난 1988년 노 전 대통령이 13대 초선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할 당시 이광재 전 보좌관의 소개로 인연을 맺은 뒤,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과 청와대 재임 기간을 거쳐 퇴임 후 봉하마을까지 무려 21년 동안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고인은 생전 주변에서 말수가 적고 신중한 인물로 통했다. 형 최영군 씨는 "노 대통령이 차 안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룸미러를 돌려놓고 사이드미러에만 의지해 운전할 정도로 세심했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깊은 신뢰 덕분에 노 전 대통령은 당선 후 경호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를 끝까지 곁에 뒀다. 고인은 별도의 경호운전 교육을 이수한 뒤 대통령의 방탄 차량을 직접 몰았다.


고인의 삶에는 노 전 대통령의 굴곡진 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 방문길은 물론, 2009년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로 향하던 '비극의 버스' 운전대도 그의 몫이었다. 


20090523_62999_노무현사료관.jpg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가 봉하마을로 진입하는 장면 / 노무현 사료관


무엇보다 고인이 가장 가슴 아프게 기억했던 순간은 2009년 서거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영구차를 운전했던 날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고인은 봉하마을을 떠나지 않고 권양숙 여사를 수행하며 의리를 지켰다.


부인 김정화 씨는 "청와대를 떠나기 전 노 대통령이 '함께 갈 거지'라고 묻자 남편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여부가 있겠습니까'라고 답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오는 23일 서거 17주기를 앞두고, 21년간 묵묵히 곁을 지켰던 수행비서도 대통령의 뒤를 따라 영면에 들었다. 빈소는 국립중앙의료원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