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참전 용사가 미국의 고엽제 피해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 판결이 나왔다.
지난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5단독 노민식 판사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연합군 고엽제 피해 합의금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28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1968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베트남전에 참전한 군인으로,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 지원 및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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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는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나뭇잎 등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한 제초제로, 청산가리보다 수천 배 강한 독성을 지닌 다이옥신이 포함돼 있다.
A씨는 소송에서 "미국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연합군 20만~24만여 명에게 1인당 미화 1000~1200달러씩 합계 미화 2억 4000만달러의 보상을 했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이 이 같은 보상 절차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1인당 보상금 1200달러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고 여기에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더해 총 5930만 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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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미국 정부가 연합군에게 1인당 미화 1000~1200달러를 지급했다거나 피고가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이 위 보상 절차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이 국가의 부름을 받아 베트남전에서 목숨을 건 희생과 헌신을 다했고, 이에 터 잡아 피고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의 기반을 마련한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이 흘린 땀과 피를 기억하고, 그 희생과 노고에 대하여 존경과 예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