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9일(토)

치명률 50% '살인 바이러스' 크루즈 습격, 전 세계 12개국 비상...한국은?

대서양을 항해하던 호화 크루즈선에서 치명률이 최대 50%에 달하는 희귀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발생해 전 세계 방역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아르헨티나를 출발해 카보베르데로 향하던 네덜란드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 소속의 '혼디우스'호에서 안데스 한타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사망자가 잇따르며 인적 드문 대양 위 크루즈가 거대한 '바이러스 감염 선박'으로 변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이번 사태의 원인이 '안데스 바이러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 바이러스는 한타바이러스의 변종 중 유일하게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공포를 더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확진자는 3명이며 의심 환자 5명을 포함해 총 8명의 감염 경로 추적 대상자 중 3명이 이미 숨졌다.


대서양 크루즈선 '비상'... 한타바이러스 습격에 3명 사망대서양 크루즈선 '비상'... 한타바이러스 습격에 3명 사망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6일 발열과 두통 증상을 보인 한 네덜란드 국적 승객이었다. 그는 증상 발현 5일 만인 11일 선상에서 사망했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하선한 그의 아내마저 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지며 치명적인 전파력을 증명했다. 지난 6일에는 스위스에서도 이 배에 탔던 남성 승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바이러스가 이미 유럽 대륙까지 침투했음이 드러났다.


안데스 바이러스는 주로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에서 발견되며 밀접하고 장기적인 접촉이 있을 경우 사람 사이에 전염될 수 있다.


감염 시 초기에는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급격히 악화하면 치명적인 '한타바이러스 폐 증후군'(HPS)을 유발한다. 잠복기는 최소 1주일에서 최대 8주에 달해 추적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크루즈라는 밀폐된 공간의 특수성에 주목하고 있다. 루홍저우 선전시 제3인민병원장은 "안데스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호흡기 바이러스처럼 대량으로 배출되지는 않지만, 감염자가 급성기에 바이러스를 배출할 때 밀접 접촉이 이뤄지면 전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남방과기대 웨이성 교수 역시 "밀폐된 공간에서의 인적 접촉이 긴밀해 방역 난도가 높고 치명률이 높아 신속한 격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각국 방역 당국은 '혼디우스'호에서 내린 승객들을 추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세인트헬레나섬에서 하선한 30명의 승객은 최소 12개국 국적자로 파악됐다. 미국과 캐나다, 싱가포르 등은 자국 내 접촉자들을 격리하거나 모니터링 중이며, 영국 역시 귀국한 승객 2명에게 자가격리를 권고했다.


WHO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전문가팀은 현재 '혼디우스'호에 승선해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배는 오는 10일 스페인 테네리페섬에 도착할 예정이다. 웨이성 교수는 "바이러스가 크루즈 탑승객을 넘어 일반 대중에게까지 확산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기존 방역망 밖에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해당 크루즈를 탔던 모든 승객과 승무원에게 하선 후 45일간 스스로 건강 상태를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발열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에 연락하고 크루즈 탑승 이력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한편 한국은 아직 확진자와 접촉한 사례가 보고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