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9일(토)

"아빠만 부모냐?" 카네이션 거부당한 대기업 워킹맘의 피눈물

어버이날에 아빠만 챙기는 아들의 모습에 그동안의 희생과 결혼 생활 전체에 회의를 느끼며 이혼을 고민하는 워킹맘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 8일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어버이날 현타온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워킹맘들의 뜨거운 공분과 슬픔을 동시에 자아냈다. 


1087ae4b-661f-40fb-ae40-d09299b3c7b7.jfif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대기업에 재직 중인 30대 후반 여성인 작성자는 6세 아들이 유치원에서 만들어온 카네이션 선물을 오직 아빠에게만 전담하려 했던 사건을 계기로 그간 억눌러왔던 결혼 생활의 회의감과 분노를 쏟아냈다.


사건은 작성자가 퇴근 후 귀가했을 때 발생했다. 돌봄 선생님이 아이에게 엄마에게 줄 선물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아이는 "아빠 오면 줄 거야"라며 엄마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후 아빠가 퇴근하자 아이는 환한 미소로 달려 나가 꽃다발을 안겼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남편의 권유로 마지못해 카네이션 스티커를 떼어준 아이의 떨떠름한 표정은 작성자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평소에도 아빠만 찾는 아이의 태도를 인내해왔지만, 어버이날마저 이어진 노골적인 차별은 작성자로 하여금 "내가 뭘 위해 아등바등 살았나"라는 자괴감을 불러일으켰다.


작성자는 자신이 가정 내에서 수행해온 역할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식사와 영양제 챙기기, 학원 일정 관리, 주식 계좌 불입, 숙제 지도, 의류 구매 등 아이의 삶을 지탱하는 실질적이고 고단한 노동은 모두 작성자의 몫이었다.


c.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심지어 남편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리며 경제적 기여도 역시 높았으나, 남편의 '잘 놀아주는 행위' 하나에 모든 헌신이 무의미해지는 현실에 절망했다. 


작성자는 "짝사랑하는 것처럼 대가 없이 사랑만 퍼주고 실만 가득한 생활에 실패감을 느낀다"며 분노의 화살을 남편에게로 돌렸다.


남편에 대한 해묵은 감정도 이번 사건을 통해 폭발했다. 연애 시절 이성적 매력이 부족함에도 다정함 하나를 보고 결혼을 선택했으나, 현재는 자신보다 낮은 소득과 발전 없는 태도가 참기 힘든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었다.


작성자는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이혼 위기를 넘기며 버텨왔지만, 정작 그 아이로부터 "니 좋아하는 아빠랑만 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의 배신감을 느끼자 "역시 무자식이 상팔자"라며 출산 자체를 후회하기에 이르렀다. 아이를 위해 참고 살아온 5년의 세월이 송두리째 부정당한 기분이라는 것이 작성자의 설명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은 작성자의 심경에 깊이 공감하는 측과 아이의 발달 단계를 이해해야 한다는 측으로 나뉘어 팽팽하게 맞섰다.


aa.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돈 벌어오고 살림 다 하는데 애까지 아빠만 찾으면 정말 살맛 안 날 것 같다", "워킹맘들의 비애다. 정작 고생하는 엄마는 악역이 되고 놀아주는 아빠만 천사가 된다"는 공감 댓글이 쏟아졌다. 


반면 "6세 아이는 그저 아빠의 역동적인 놀이가 좋을 뿐이다. 아이에게 차갑게 말한 것은 감정 과잉이다"라며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