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사기 피해를 목격한 후 범죄 표적이 되지 않으려 2억 엔 자산을 숨기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일본 75세 노인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 6일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75세 노인 야마구치(가명) 씨는 은퇴 후 2억 엔(약 18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일본 내 같은 연령대 노인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재력을 갖췄지만 그의 일상은 지극히 평범하다. 명품 대신 저가 브랜드 옷을 입고 고급 승용차 대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며 걷는 것이 일상이다.
주변 그 누구도 야마구치가 수십억 원대 자산가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그는 철저하게 '가난한 노인' 연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야마구치가 이토록 극단적인 검소함을 선택한 이유는 과거에 목격한 충격적인 사건 때문이다. 그는 60대 시절 절친한 친구가 부를 과시하다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어 전 재산을 잃는 과정을 생생히 지켜봤다.
당시 친구는 화려한 생활을 즐기며 주변에 재력을 뽐내다 범죄 조직의 눈에 띄었고 결국 정교한 투자 사기 함정에 빠져 빈털터리가 됐다.
이 사건은 야마구치에게 '부의 과시는 곧 범죄를 부르는 초대장'이라는 강렬한 교훈을 남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야마구치는 "누군가의 표적이 되고 싶지 않아 의도적으로 가난을 연기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친구의 비극을 본 이후 명차와 명품 시계 등 사치품을 모두 정리하고 고소득을 올리던 시절의 소비 습관을 완전히 버렸다.
심지어 친척이나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자신의 정확한 자산 규모를 철저히 숨기고 있다. 그에게는 돈을 쓰며 즐거움을 얻는 것보다 어렵게 일궈온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것이 인생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이러한 은둔형 생활이 답답하지 않느냐는 주변의 시선에 야마구치는 "원래 이런 소박한 삶을 살아왔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고령층을 겨냥한 금융 사기가 급증하면서 자산가들 사이에서 '재산 은닉'이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노인들이 유부한 자산가로 낙인찍히는 순간 사기 조직의 먹잇감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야마구치와 같은 선택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