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 4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에서 현대자동차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1998년 현대차그룹 통합 이후 28년 만의 일이다. 현대차 협력업체 화재 사고가 이번 순위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4일 양사 발표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4월 국내에서 5만5108대(특수차량 포함)를 판매해 현대차의 5만4051대보다 1057대 많이 팔았다.
현대차가 전년 동월 대비 19.9% 급락한 반면 기아는 7.9% 증가하며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해외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27만1538대, 기아가 22만2080대를 기록했다.
기아 PV5 패신저 / 기아
이번 역전의 배경에는 지난 3월 현대차 부품업체인 대전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가 있다. 내연기관 엔진 밸브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현대차의 국내 공급망에 타격을 줬다.
현대차는 "지난달은 협력사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해 팰리세이드, G80 등 주력 차종의 생산량 감소와 더불어 신차 대기 수요로 판매 실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일시적 생산 차질이 순위 뒤바뀜에 직접 영향을 미쳤지만, 기아도 전동화 전략의 성과를 거두며 탄탄한 실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목적기반 모빌리티 'PV5'와 전기차 'EV3', 'EV5' 등이 고른 판매 성과를 올렸다.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전기차 수요가 다시 늘어났고,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이 강한 기아가 수혜를 본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소형 SUV '셀토스'는 지난달 기준 출시 7년 만에 전 세계 누적 판매 200만대를 넘어섰다.
디 올 뉴 셀토스 / 기아
기아 SUV 모델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북미와 중남미 등 주요 시장에서 균형잡힌 판매를 보이며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도 기존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량이 지난 4월 15만9216대로 전년 동월 대비 2.1% 줄었다. 작년 4월 미국 수입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나타난 선구매 현상의 기저효과가 올해 판매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판매는 줄었지만 친환경차는 선전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합친 친환경차는 4월 미국에서 4만8425대가 팔렸다.
하이브리드차만으로는 4만1239대를 기록해 월간 판매 최고치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2만1713대로 전년 동월 대비 47.7%, 기아는 1만9526대로 70% 각각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