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은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기력을 회복하는 보약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권위 있는 연구들에 따르면 무분별한 낮잠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빈번하고 긴 낮잠이 전신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대뇌 인지 기능 저하와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경고가 나왔다.
4일 큐큐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리에주 대학교 연구팀이 '뉴로사이언스(Neuroscience)'에 발표한 연구 결과는 낮잠과 인지 퇴행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59세에서 82세 사이의 건강한 은퇴 노인 87명을 대상으로 12개월간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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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넘게 낮잠을 자는 노인들은 에피소드 기억력 감퇴 속도가 현저히 빨랐으며 반응 속도 또한 느려졌다. 반면 낮잠 시간을 줄이고 규칙적으로 관리한 그룹은 뇌 기억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인지 노화 과정도 완만했다.
부적절한 낮잠이 불러오는 건강상의 위험은 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남대학교 상애병원 연구팀이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습관적으로 낮잠을 자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압 발생 위험이 12%, 뇌졸중 위험이 24%나 높았다. 멘델 무작위 분석 결과 낮잠 빈도가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고혈압 위험은 약 40%씩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생체 리듬의 붕괴'를 지목한다. 인간은 본래 낮에 활동하고 밤에 회복하는 '주행성' 생물이다.
나이가 들면서 체내 생물학적 시계가 오작동하면 밤잠은 설쳐지고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잦고 긴 낮잠은 단순히 피로의 증거가 아니라 생체 시계가 무너졌다는 경고 신호인 셈이다. 이를 방치하면 체내 염증 수치가 올라가고 각종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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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학계는 무너진 생체 리듬을 과학적으로 재건하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천연 활성 물질을 통해 생체 시계를 정밀하게 교정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대표적인 성분인 '우로리틴 A'는 석류나 호두 등에 들어있는 엘라지타닌의 장내 미생물 대사산물로, 생물학적 시계 유전자의 정상적인 발현을 조절해 뒤틀린 리듬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또한 기억력 저하와 대사 기능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핵심 성분인 '가수분해 카제인 펩타이드'는 신경의 긴장을 완화해 낮 동안 쌓인 불안과 피로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 결과 해당 방안을 적용한 지 7일 만에 입면 속도와 수면의 깊이가 60% 향상됐으며 자다 깨는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주에서 4주간 꾸준히 관리한 사용자들은 낮 시간의 몽롱함이 줄어들고 밤에 더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낮잠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피곤한 오후에 즐기는 15분 내외의 짧은 휴식은 신체적, 정신적 긴장을 풀어주는 치유의 시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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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되는 것은 절제되지 않은 긴 잠과 습관적인 낮잠이다. 낮잠을 밤잠의 부족을 메우는 '땜질식 처방'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오후 내내 졸음이 가시지 않는다면 무작정 눈을 붙이기보다 밤 수면의 질을 높이고 생체 리듬을 정상화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