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0일(월)

"트럼프 대통령, 이란 전쟁에 겉으론 허세 부리지만, 뒤로는 두려움과 씨름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에서 초기 자신감과 달리 점차 불안감을 드러내며 일관성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참모진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 대한 공개적인 허세 뒤로 두려움과 씨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7주를 넘어선 이란 전쟁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충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모습들이 백악관 내부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GettyImages-2271917249.jpg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전쟁 초기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아침 이란 전역의 폭격 영상을 시청하며 미군의 군사력에 경외감을 표했다고 참모들이 전했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이란이 예상보다 빠르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주변 아랍 국가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하기 전 참모진에 해협이 닫히기 전에 이란이 항복할 것이며 설령 이란이 그런 시도를 하더라도 미국이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이후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취약성에 뒤늦게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에게 경제적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전쟁은 계속하겠다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GettyImages-2270904251.jpg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출구 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한 건 3월 말부터였다. 이란과의 회담 내용을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이 시기부터 대이란 협상팀에 회담 개시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침 메시지에서 전쟁에 대한 상반된 심경이 드러나자 보좌진들이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최측근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론과의 즉흥 인터뷰를 자제하라고 번갈아 조언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종전 전망에 대한 모순적 메시지가 여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제력 상실은 그의 트루스소셜 계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부활절이었던 지난 5일 그는 비속어를 섞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협하고 '알라에게 찬양을'이라는 문구로 이란을 조롱하는 듯한 게시글을 올렸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빌어먹을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미친 놈들아,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며 이란에 강...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욕설과 함께 '알리에게 찬양을'이라며 조롱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 트루스소셜 캡처


해당 게시글이 올라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로부터 부활절 아침에 왜 '알라'를 거론했는지, 왜 욕설을 사용했는지 묻는 항의 전화를 받았다.


한 참모가 시간이 지나 이에 대해 물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알라 언급'은 자신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로 이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라고 답했다. 


동시에 그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나"라고 게시글 후폭풍을 우려하는 질문을 되묻기도 했다.


지난 7일 '문명 소멸'을 위협한 게시글도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글이 즉흥적이었으며 국가 안보 계획의 일부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불안감은 지난 3일 미군 전투기 격추로 조종사 2명이 실종됐을 때 절정에 달했다. WSJ에 따르면 그는 미군 실종 소식을 듣고 몇 시간 동안 참모진에게 고함을 쳤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한 사람들은 그의 머릿속에 1979년 이란 인질 사태가 맴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란 대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을 점거해 미국인 외교관과 직원 52명을 억류했던 사건이다.


GettyImages-2264788964.jpg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대통령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자 참모들은 그의 조급함이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회의장 밖으로 그를 데리고 나갔다고 한다. 


대신 참모진은 조종사 구조를 지휘하는 상황실과 연결해 거의 분 단위로 보고를 받았고, JD 밴스 부통령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각자 위치에서 회의에 참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전화로 주요 내용만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정치 스타일이 군사 분쟁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 코리 셰이크는 "우리는 놀라운 군사적 성과를 목격하고 있지만 승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디테일에 대한 관심 부족과 계획의 부재에 따른 그의 업무수행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