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생산직 근로자들의 성과급 요구를 비하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작성자는 "연구개발한 인재도 아니면서 나대지 말고 그냥 주는 대로 받으라"며 생산직군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는 기업 내 직군 간 갈등이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상대 직무에 대한 무시와 혐오로 번지고 있는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게시글이 공개되자마자 커뮤니티는 벌집을 건드린 듯 술렁이고 있다. 작성자의 논리는 기업의 부가가치는 오직 연구개발(R&D) 단계에서만 창출되며 생산 현장의 노동은 단순 반복 업무에 불과하다는 선민의식에 기반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이에 대해 많은 네티즌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 이용자는 "설계도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을 완벽한 제품으로 구현해내는 생산 라인이 없으면 수익은 제로"라며 "반도체 같은 초정밀 공정에서 생산직의 숙련도는 곧 수율과 직결되는 핵심 역량"이라고 반박했다.
직군 간의 감정 골은 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통해 실적에 따른 보상을 해왔으나 최근 실적 악화로 성과급 규모가 줄어들자 각 직군 간의 책임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생산직 근로자들은 물가 상승률과 노동 강도를 고려해 정당한 몫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사무·연구직 사이에서는 이를 '무임승차'로 치부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갈등이 조직 결속력을 해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구직이 머리라면 생산직은 손발인데 손발이 없어도 머리만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느냐"는 비유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생산 라인의 24시간 가동을 위해 교대 근무를 마다하지 않는 현장 근로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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