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올해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기대 이하라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1000만 달러(한화 약 148억 원)라는 거액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비버의 공연이 열정 가득했던 여성 가수들의 무대와 비교되며 음악계의 '이중잣대'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코첼라 유튜브
비버는 이번 공연에서 특유의 감미롭고 독보적인 음색을 뽐내며 가창력 면에서는 여전한 클래스를 입증했다. 하지만 문제는 구성과 태도였다.
그는 'Baby'나 'One Time' 같은 자신의 상징적인 히트곡들을 직접 부르는 대신 무대 화면에 유튜브 클립을 띄워 놓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셋리스트 대부분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신곡 위주로 채워져 올드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는 전날 같은 무대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수준의 화려하고 정교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사브리나 카펜터와 비버를 비교하는 목소리가 높다.
누리꾼들은 "여성 가수들은 무대 위에서 뼈가 부서지라 춤추고 노래해야 인정받는데, 남성 가수는 대충 서서 노래만 해도 헤드라이너 대접을 받는다"며 음악 산업 내에 존재하는 낮은 기대치와 이중잣대를 지적했다.
코첼라 유튜브
비버의 무기력한 무대 매너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한 팬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에라스 투어' 스타일의 공연을 기대했지만, 결과물은 성의 없는 수준이었다"고 꼬집었다. 막대한 출연료에 걸맞은 무대 디자인이나 비주얼 요소가 부족했다는 평이다.
동료 가수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자라 라슨은 지난 틱톡을 통해 비버의 공연 실황을 시청하는 영상을 올리며 "마치 다 같이 모여 담배나 피우면서 유튜브 영상을 보는 분위기"라는 자막을 달아 비꼬았다.
영상 속 비버는 무대 위 의자에 앉아 유튜브에 접속해 유행하는 밈(meme)에 반응하는 등 기존의 화려한 퍼포먼스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케이티 페리 역시 공연장에서 찍은 영상을 올리며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고 있어서 천만다행"이라며 "광고까지 봐야 했다면 정말 끔찍했을 것"이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반면 비버를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부 팬들은 "비버의 목소리 자체가 예술이었고, 저스틴 비버만이 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가 좋았다"며 그가 신곡 위주의 구성을 택한 데에는 아티스트로서의 고집과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이번 코첼라 공연은 비버의 건재함을 확인시켜 준 동시에, 팝 시장에서 최정상급 남성 아티스트에게 요구되는 공연의 질과 책임감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