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의 첫 주한 미국대사로 한국계 여성 정치인 미셸 박 스틸 전 연방 하원의원을 전격 지명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스틸 전 의원의 지명 사실을 발표하고 연방 상원에 인준을 요청했다. 지난해 1월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 이임 이후 조셉 윤, 케빈 김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되던 주한 미국대사관은 1년 넘게 이어진 공백을 깨고 정식 대사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그간 주한대사 공석이 길어지자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공화당 내 대표적 '지한파'인 스틸 전 의원이 낙점되면서 한미 간 상시 소통 채널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X '미셸 스틸'
1955년 서울 출생인 스틸 지명자는 일본을 거쳐 1975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평범한 주부로 살던 그는 LA 폭동 사태를 목격하며 한국계 권익 신장을 위해 정계 진출을 결심했다.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과 오렌지카운티 행정 책임자를 거쳐 2021년부터 4년간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지난 11월 선거 당시 그를 공개 지지하는 등 각별한 신뢰를 보여왔다.
외교가에서는 스틸 지명자가 정통 관료 출신보다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미국 최고위층의 의중을 한국에 정확히 전달하고 한국 정부의 목소리를 백악관에 가감 없이 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미셸 스틸 페이스북
스틸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한미국대사가 된다.
현재 부임 중인 강경화 주미대사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한미 양국 대사가 모두 여성이 맡게 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임명 절차는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되며, 스틸 지명자의 부임은 방위비 분담금 등 한미 간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가는 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