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0일(금)

"아빠는 정말 좋은 사람"... 3명 살리고 떠난 60대 아버지

평생을 '베푸는 삶'에 헌신했던 60대 남성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누고 별이 됐다. 


1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정구견씨(61)는 지난 1월 28일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와 양측 신장을 기증해 환자 3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


정씨는 지난 1월 18일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77096_113086_3518.jpg기증자 정구견 님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슬픔에 잠긴 가족들이 기증을 결심한 건 평소 고인이 남겼던 숭고한 뜻 때문이었다. 정씨는 과거 가족과 장기기증 뉴스를 보며 "내 몸이 건강해서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가족들은 생전 고인의 신념을 지켜주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전북 정읍 출신인 정씨는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는 따뜻한 장남이었다. 5년 전 뇌전증으로 고비를 겪은 뒤에는 타인에게 건강한 몸을 나누겠다는 의지로 매일 3~4시간씩 산책하며 체력을 관리해왔다.


국회의원 지역사무실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며 수많은 민원을 해결했던 그는 늘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라이온스, 로타리클럽 등 봉사단체 회장을 역임하며 매년 김장 봉사와 요양원 방문을 거르지 않았을 만큼 이웃 사랑에 진심이었다.


news-p.v1.20260410.7ab570d83cba40dfabf8c129ee85d252_P1.jpg기증자 정구견 님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고인의 딸 정시영씨는 "아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 아버지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좋은 사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하늘나라에서는 남은 사람들 걱정하지 마. 우리는 아빠가 살아온 것처럼 서로 챙기면서 잘 지낼게. 좋은 곳에서 편히 쉬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눔의 신념을 지키신 기증자와 가족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생명나눔이라는 아름다운 씨앗이 많은 이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