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음에도 주변에서 끊이지 않고 "콜록" 소리가 들려온다. 감기도 아니고 발열도 없는데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 가래 때문이다. 뱉으려 해도 나오지 않고 삼켜도 넘어가지 않는 이 증상은 아침이면 더 심해져 양치질 도중 구역질을 유발하기도 한다.
사실 우리 곁에는 1kg에 단돈 몇천 원이면 구할 수 있는 숨은 '가래 타파 고수'가 있다. 진피(말린 귤껍질)도, 백합도 아닌 흙 묻은 채 시장 한구석을 지키는 하얀 보약, 바로 '백무'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중국 QQ뉴스는 예부터 동양에서는 "무가 시장에 나오면 의원이 문을 닫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의 효능은 정평이 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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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나 천연 소화제로만 알려진 무가 왜 '가래 제거 1위'로 꼽힐까. 보도에 따르면 무는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매우며 달아 폐와 위에 작용한다고 본다.
특히 폐에 맺힌 오래된 가래와 끈적한 담을 삭여 장도를 통해 배출하는 '하기소담' 능력이 탁월하다. 누런 가래가 끼거나 목이 답답한 만성 기침에 무 삶은 물을 마시면 며칠 내로 목이 개운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현대 영양학적 관점에서도 무에 함유된 '이소티오시아네이트'와 '디아스타아제' 성분은 호흡기 점액 분비를 촉진해 가래를 희석하고 배출을 돕는다.
항균 및 소염 작용도 있어 만성 인후염이나 기관지염 완화에도 기여한다. 진피가 기를 다스려 가래를 삭인다면, 무는 직접적으로 가래를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아침마다 목이 답답한 사람과 흡연자에게 무는 필수적이다. 밤새 호흡기에 쌓인 노폐물로 인해 양치 시 구역질이 나는 체질은 대개 비위가 허해 습이 쌓인 경우가 많은데, 무는 비위를 튼튼히 하며 가래의 근원을 차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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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나 요리 매연으로 폐에 '타르 가래'가 낀 이들도 무를 꾸준히 섭취하면 가래 색이 옅어지고 호흡이 편안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효과적인 섭취를 위해서는 무를 삶아 먹는 것이 좋다. 생무는 열을 내리고 폐를 촉촉하게 해 인후통에 좋고, 익힌 무는 가래를 삭이고 기를 내리는 데 유리하다.
가장 추천하는 방식은 '무 배즙'이다. 무 반 개와 배 한 개를 썰어 물에 넣고 30분간 끓이면 된다.
배의 윤폐 작용과 무의 화담 작용이 만나 마른기침과 목의 가려움증을 동시에 잡는다. 오래된 가래가 고민이라면 무와 진피를 함께 달여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평소 소화기관이 차서 찬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거나 손발이 찬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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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 서늘한 성질이 복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생강 두 쪽이나 대추를 넣어 중화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인삼이나 황기 등 기를 보하는 약을 복용 중일 때는 무의 '하기' 작용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두 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섭취해야 한다.
비싼 영양제나 수입 건강식품도 좋지만, 우리 식탁 위 가장 소박한 식재료가 때로는 최고의 약이 된다.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인 가래와 인후 불편감, 오늘 시장에서 산 무 한 줄기로 가볍게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