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고양이가 무려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돌고 돌아 마침내 주인의 품으로 돌아온 기적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해외 외신 등에 따르면 검은 고양이 '샘(Sam)'은 최근 옛 주거지 인근에서 발견된 뒤 내장 칩 정보를 통해 주인 안젤라(Angela)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이번 사례는 유기동물 보호에 있어 마이크로칩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건의 시작은 15년 전인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젤라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샘과 그의 형제인 토비(Toby)를 함께 입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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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고양이들은 집 안팎을 자유롭게 오가며 생활했다. 하지만 2014년의 어느 날, 당시 세 살이었던 샘이 외출한 뒤 돌아오지 않으면서 행복했던 일상에 균열이 생겼다. 안젤라는 인근 학교와 들판을 이 잡듯 뒤졌고 곳곳에 전단지를 붙이며 애타게 샘을 찾았으나 끝내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2년 뒤 안젤라는 정든 동네를 떠나 이사를 해야 했다. 그녀는 떠나는 순간까지도 "샘이 부디 좋은 사람에게 발견돼 어디선가 평안하게 지내고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며 당시의 비통했던 심경을 회상했다. 그렇게 1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샘은 가족들의 기억 속에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다.
반전은 뜻밖의 장소에서 일어났다. 2025년 3월, 안젤라의 옛 집 근처 아파트 단지에 초췌한 모습의 노묘 한 마리가 나타났다.
마침 이사를 온 한 부부가 고양이의 상태가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하고 지역 동물 구조 단체인 '포즈 투게더 엔빌(Paws Together Enville)'에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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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팀은 즉시 고양이를 수의사에게 데려가 검진을 진행했고 몸속에 심어진 마이크로칩을 스캔했다. 등록 정보는 매우 오래된 상태였으나 다행히 안젤라의 연락처가 그대로 유지돼 있었다.
올해 63세가 된 안젤라는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전화를 받았을 때 정말 믿을 수 없었다"며 "평생 다시는 샘을 볼 수 없을 줄로만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안젤라는 전화를 받은 다음 날 곧장 수의과 클리닉으로 달려갔다.
12년 만에 마주한 두 존재가 서로를 알아보는 데는 단 몇 초면 충분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샘은 주인의 목소리와 냄새를 기억하는 듯 순식간에 경계를 풀고 바닥에 드러누워 배를 보여주며 애교를 부렸다.
안젤라의 손길이 닿자 골골송을 부르며 15살 노묘가 된 샘은 비로소 긴 유랑 생활을 마쳤다. 12년 전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아준 낡은 칩 하나가 노묘의 마지막 여생을 따뜻한 집으로 인도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