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서태후가 미용을 위해 새의 배설물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고대 중국에서는 동물 배설물을 미용과 치료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일(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고궁박물원 궁중부 부관장 원홍치는 서태후의 피부 관리 비법을 공개했다. 원홍치는 서태후가 인삼과 진주 분말, 어룡분을 주요 미용 재료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서태후는 진주 분말을 얼굴에 바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섭취하기도 했으며, 청나라 궁중 의사들이 제조한 어룡분을 평생에 걸쳐 하루 2~3회 발랐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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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룡분은 참새, 수컷 독수리, 비둘기 등 조류의 배설물에 전통 한약재를 혼합해 만든 분말 형태의 미용제다. 제조 과정에서는 어린 독수리와 비둘기를 사육하면서 9일간 배설물을 수집했다고 알려졌다.
외모 관리에 극도로 신경을 썼던 서태후는 모유까지 섭취할 정도였으며, 어룡분이 피부 미백과 노화 방지, 피부톤 개선, 주름 완화에 효과적이라고 믿었다.
전통 중국 의학에서 동물 배설물은 오랜 기간 약재로 활용됐다. 명나라 이시진이 저술한 약초학 연구서 '본초강목'에는 약용 가능한 동물 배설물 51종이 기록되어 있다. 낙타 배설물은 코피 지혈용으로, 참새 배설물은 각막 질환 치료용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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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독성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고대 중국에서는 염소나 양의 배설물을 태워 어린이의 설사, 이질, 공황발작 등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말 배설물은 음낭 부종 치료에 활용됐다고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중국 광둥성 중의병원 피부과 전문의 황용징 박사는 새 배설물을 이용한 치료법이 미용 효과가 있다고 여겨지지만 독성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황 박사는 "현재 조류 배설물 기반 의약품은 구하기 어렵고 품질 관리가 쉽지 않다"며 "안전성 우려와 독성 위험으로 인해 실제 치료 현장에서의 사용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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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배설물은 각종 질병을 전파할 수 있어 접촉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호주 퀸즐랜드주 산업안전기관 '워크세이프'는 대량의 배설물 접촉 시 히스토플라스모증, 크립토코쿠스증 등 감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두 질병 모두 비둘기 등의 새나 박쥐 배설물 속 곰팡이 포자 노출로 인해 발생하며, 발열, 기침, 흉통, 오한 등의 증상을 보인다.
미국 건강매체 '베리웰헬스'는 "히스토플라스모증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감염이 다른 신체 부위로 확산되어 진균성 뇌수막염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며 "병원균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새 배설물에 접촉한 손은 비누와 물로 철저히 씻고 얼굴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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