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한상 채널이 지난 1일에 공개한 영상에서 공간 스토리텔러 김지호 교수는 한국 사회의 노후 주거에 대한 고정관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어요. 많은 한국 사람이 노후 주거에 대해 마당 있는 전원주택이나 강남의 대형 아파트를 유지하는 것을 로망으로 삼지만 정작 그 집에서 살아갈 노년의 신체 상태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김 교수는 노후의 비극이 집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50대 이후에는 자산 가치로서의 평수가 아닌 내 몸과 삶의 질을 기준으로 집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공간 심리학에는 영역의 부담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인간의 뇌는 사용하지 않는 방이라도 무의식적으로 관리 대상으로 인식해 에너지를 소모하게 돼요. 자녀가 독립한 후에도 큰 집을 고집하면 집은 안식처가 아니라 끝없는 할 일 목록이 되어 체력이 떨어지는 노년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반면 좁은 집은 설계가 디테일하고 동선이 효율적일 때 오히려 삶의 밀도를 높여주는 활기찬 공간이 될 수 있어요. 김 교수는 평수를 줄이는 것이 자산이나 사회적 지위의 하락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고 지금 내 삶에 진짜 필요한 것들을 위해 공간을 재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어요.
인생을 4단계로 나누었을 때 은퇴 후 건강하게 활동하는 제3기는 20년에서 30년이나 이어지는 황금기예요. 이 시기의 집은 단순히 쉬는 곳이 아니라 활동의 거점이자 베이스캠프가 되어야 해요. 취미 생활이나 새로운 커리어를 위한 작업실인 스튜디올로 개념을 도입해 빈방을 창조적인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해요. 동시에 신체 능력이 저하되는 제4기를 대비해 문턱을 없애거나 미끄럼 방지 소재를 사용하는 등 안전을 위한 배려가 디자인 속에 녹아 있는 브릿지 설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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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내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집 밖의 환경인 제3의 장소예요. 특별한 약속 없이도 이웃과 마주칠 수 있는 단골 카페, 공원, 도서관 등이 가까이 있을수록 노년의 고립감과 외로움을 방지할 수 있어요. 또한 응급실보다는 평소 컨디션을 관리해 줄 재활 센터나 전문 센터와의 접근성이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돼요. 전원생활을 꿈꾼다면 단순히 쉬는 곳이 아니라 무엇을 생산하고 만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있어야 실패하지 않으며 아파트의 편리함 대신 감당해야 할 노동과 환금성 문제도 직시해야 해요.
최근에는 주택연금을 받으면서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것도 가능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어요. 2024년 5월부터는 거주하던 집을 임대 주고 그 수익과 주택연금을 합쳐 실버타운 비용을 충당하는 구조가 허용됐기 때문이에요. 실버타운을 선택할 때는 보증금 반환의 안전성과 거동 불편 시 퇴거 규정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하며 직접 단기 체험을 해보는 것이 현명해요. 결국 노후의 집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의 수단이 아니라 나의 가능성을 펼쳐주면서도 약함을 안아주는 살림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 김지호 교수의 조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