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2일(목)

정기선 "가장 준비된 파트너"... 한화 선택된 美 해군 군수지원함 입찰, HD현대 '탈락'

HD현대중공업이 미국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공동 참여한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T-AO(X)) 개념설계 입찰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미국 측에서 HD현대가 전 세계에서 가장 준비가 잘 된 파트너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지 약 6개월 만이다.


미 해군은 총 13척 도입을 계획한 이 사업의 개념설계 수행사로 두 팀을 선정했다. 한화필리조선소·한화디펜스USA·VARD 컨소시엄과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NASSCO)다. HD현대중공업·헌팅턴 잉걸스 컨소시엄은 이 명단에 없다. HD현대 측은 탈락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origin_조선·해양산업AI업무협약체결식인사말하는정기선회장.jpg정기선 HD현대 회장 / 뉴스1


파트너 구성에서 이미 차이가 있었다. 한화가 선택한 VARD는 함정·특수선 설계 전문업체다. 나스코는 미 해군 군수지원함 건조 실적 1위 조선소다. 헌팅턴 잉걸스는 핵추진 항모와 잠수함이 주력인 전투함 특화 업체로, 군수지원함 분야 경험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정 회장이 이 발언을 한 시기는 지난해 10월 헌팅턴 잉걸스와 조선·방산 협력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직후다. 이 발언이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T-AO(X)) 개념설계 입찰을 직접 지칭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탈락 이후 HD현대 내부에서는 "애초 한국 기업이 미국 업체 협력사로 들어가는 구조이고, 개념설계는 전체 사업에서 미미한 단계"라는 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념설계는 실제 건조에 앞서 성능·비용·공법의 밑그림을 그리는 초기 과정이다. 기본설계 이전의 설계다. 


다만 이 단계 참여사는 이후 기본·상세 설계 입찰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구조다. 13척 건조로 이어지는 사업의 진입 단계를 놓쳤다는 점은 '미미한 단계' 논리로 상쇄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인식이다.


HD현대는 미국 시장 공략의 큰 그림은 유지하고 있다. 서버러스 캐피탈·한국산업은행과 대규모 공동 투자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며, 2035년까지 미 해군함 건조에서 연간 22억달러(한화 약 3조 3,470억원) 매출 목표도 제시했다. 


사진 제공 = HD현대사진 제공 = HD현대


그러나 이번 입찰 결과는 '1위와 1위의 만남'이라는 구도가 사업 적합성을 대체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