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1일(수)

시력 90% 잃었지만 '울음소리·촉감'으로 세 아이 키우는 아빠

시력의 90%를 상실한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촉감으로 세 아이를 구별해 키워내는 영국의 한 아버지 사연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1일(현지 시간) 미국 피플 등 외신에 따르면, 술레이만 바(27)는 5세 때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 안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망막 기능을 저하시켜 점차 시력을 잃게 한다.


그는 자신의 시야 상태를 "작은 구멍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려면 오랜 시간 응시해 특징을 기억해야 할 정도로, 현재 시력은 약 10% 수준이다.


2026-04-01 10 56 40.jpg인스타그램 'blinddaduk'


이 같은 상황에서도 그는 파트너 사스키아 시밍턴과 함께 세 자녀를 돌보고 있다. 술레이만은 시력을 완전히 잃기 전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일찍 아버지가 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물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첫 아이가 태어났을 당시, 시각장애 부모를 위한 육아 정보나 롤모델이 없어 막막함이 컸다. 기저귀 교체 등의 일상적인 육아조차 쉽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만의 해결책을 하나씩 찾아 나갔다.


현재 쌍둥이를 포함해 세 아이를 돌보는 그는 청각과 촉각 등의 감각을 최대한 활용한다. 아이마다 미묘하게 다른 울음소리의 톤, 머리카락의 질감, 그리고 기억력에 의존해 아이들을 구분하며 육아에 적응했다.


술레이만은 자신의 육아 경험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장애를 가진 부모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도움을 구하는 것이 무능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가족의 짐을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6-04-01 10 59 11.jpg인스타그램 'blinddaduk'


술레이만은 또 "힘든 시기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견딜 수 있다"며 "매일 아침 가족들의 얼굴을 보는 그 순간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전했다.


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는 "자신이 가진 잠재력은 눈앞의 장애물보다 훨씬 크다"며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