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신임 CEO로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선임했다.
31일 한미약품은 서울 송파구 한미그룹 본사에서 제1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이 외부 출신 대표이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화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황 신임 대표는 종근당홀딩스 대표와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번 인사로 박재현 전 대표이사의 재선임은 무산됐다. 앞서 지난 12일 박 전 대표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의 갈등 끝에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한미약품,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 대표 / 사진 = 인사이트, HB인베스트먼트
황 신임 대표는 이날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주총에서 사내이사 김나영과 사외이사 한태준, 김태윤 등 이사 선임안을 비롯한 전체 안건을 원안 가결했다.
같은 날 한미사이언스도 한미그룹 본사에서 제53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4자 연합'의 한 축인 라데팡스파트너스 김남규 대표가 새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4자 연합은 신동국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라데팡스로 구성돼 있다. 김 대표의 이사회 합류는 그룹 경영에 대한 라데팡스의 영향력 확대 의도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를 장외에서 추가 매수해 자신과 한양정밀의 지분율을 29.83%로 늘렸다. 이는 고 임성기 창업주 부인인 송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 63.89%의 절반 가까운 수준이다.
한미약품 박재현(왼쪽) 전 대표이사와 신동국(오른쪽) 한양정밀 회장 / 사진 제공 = 한미약품, 한양정밀
송 회장은 이달 초 신 회장의 경영 개입 논란이 제기됐을 때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조하며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4자 연합의 분열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故임성기 회장의 모녀 측(송영숙·임주현)과 형제 측(임종윤·임종훈)이 그룹 경영권을 두고 대립했는데, 이는 신 회장 등이 모녀 측에 가세하면서 마무리됐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 뉴스1